하기 좋은 게 말이다
말로야 못 지껄일 것이 없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하기 좋은 게 말이라고, 말로는 밤낮 한의원 한약방 했지만 생약 한 뿌리 구해다 준 적이 있었던가. 염치없고 창피스러운 일이었다. (이문구의 추야장)

파리 족통만큼도 없다
어떤 것이 조금도 없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나넌 아무껏두 잘못헌 것 어라우! 파리 족 통만치두 잘못헌 것 어라우! 팔자가 기구하여서 이런 징글징글헌 집으루 시집온 죄 으넌 아무 죄두 어라우!……."(채만식의 태평천하)

가까운 집 며느리일수록 흉이 많다
가까운 집이니 자주 드나들고 늘 보게 되면, 자연히 단점을 많이 볼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흔히 인간이란 이웃집 무당이 영한 줄 모르는 법이요 가까운 집의 며느리일수록 흉이 많은 법이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 군림하자면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멀찍이 서서 그들 속에 신비한 존재로 나타날 필요가 있다.(홍석중의 높새바람)

나간 며느리 흉보듯 한다
거리낄 것 없이 남의 흉을 마음껏 본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최, 남 두 사람을 위하여 한 마디도 변명하려고 아니하고 도리어 나간 며느리 흉보는 모양으로 있는 흉 없는 흉을 하나씩 둘씩 더 만들어내어,…….(이광수의 유정)

다담상 바라다가 턱 떨어지겠다
다담상(茶啖床)은 손님을 접대할 때 차리는 교자상. 음식 잘 먹으려고 기다리다 큰 화를 당하겠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들. 다담대접을 바라다가 턱이 떨어질 것은 고사하고 저녁밥 공궤를 기다리느라고 창자에서 쪼르륵 소리가 났다.(홍명희의 임꺽정)

마누라 나쁜 것은 백 년 원수요, 된장 신 것은 일 년 원수다
무엇보다도 아내를 잘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들. 마누라 나쁜 것은 백년 원수요 된장 신것은 일년 원수라는 옛말대로라면 그냥저냥 무던한 평생을 보낼 법도 했다.(최일남의 그들은 말했네)


정종진 ㆍ 청주대교수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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