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 같은 이는 13세기의 십자군전쟁이나 18세기 유럽의 30년 전쟁, 심지어 1차세계대전을 예로 들기도 했다. 때문에 여성보다 남성의 숫자가 많으면 사회가 불안해지고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다. 하지만 성비가 깨진다면 이런 혼란(?)에서 피할 수 있을까? 이번은 사정은 다르다. 그 원인이 젊은이들의 저출산과 고령인구의 비중이 늘면서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길어져 성비가 사상 처음으로 역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통계청의 인구추계에는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추월하는 여초(女超) 시대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40년 전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자'고 외치던 때가 생각난다. 40년 뒤를 내다보고 한 시책인지 되돌아보고 싶다. 이처럼 '여초'시대가 열리면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저출산에 남아선호마저 사라지면서 이제 고령화로 바꿔지고 있다.

 하지만 여초시대에 맞지 않게 우리 사회는 아직 여성의 자리가 그다지 넓지 못한 게 현실이다. 여자의 취업은 물론 결혼하기조차 힘들어지지 않나하는 걱정이 미래를 가로막는다. 여초시대로 변해 가고 있으나 일하는 여성의 숫자가 적다는 게 사회적 문제다. 여초시대를 맞아 남성 위주의 근로관행도 개선돼야 한다.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고 노인 복지비 지출 급증이라는 정부재정의 재앙을 면하기 위해서도 여성 고용의 질과 양의 개선이 시대적 책무가 됐다.

 문제의 해답은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그동안 뭘 했나? 이제라도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통치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대로 가다간 후손들마저 우리를 '몽땅 날린 선대'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여초시대는 40~50년대 잠시 있었다. 그것은 6.25전쟁과 대규모 이민이 이루어진 시기로 저출산과 고령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떤 학자는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문제는 핵폭탄보다 더 파괴력이 클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의 핵도 문제이지만 인구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정치, 경제, 산업, 의료, 복지 등에 대한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 이 거대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만성적인 불황과 대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되기까지 총 26년이 걸린다. 하지만 스웨덴은 고령화가 시작되어 초고령사회로 되기까지 우리보다 3곱이나 오래 걸리는 127년에 돌아와 우리나라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늦게 진행됐다. 고령사회 진입과 마찬가지로 저출산 원인도 자식을 자립 때까지 양육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에 자식을 적게 낳는 추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고령화에 따른 뒷받침도 그렇고 출산장려를 위한 보조금과 장려금, 출산지원금 등을 더해 주고 있으나 모두 허사였다. 이제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진입이 우리 사회에서 피부로 느끼고 살고 있는데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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