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희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교수

[강재희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교수] 여러분은 한방 치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인지요? 아마도 대부분은 침, 뜸, 보약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르실 텐데요. 그 중에서도 척추나 관절의 통증 질환에 가장 쉽게 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한방 치료법은 아마 침 치료가 아닐까 합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침 치료법이 단순하게 보이지만 사실 침을 놓는 방법에 따라서 수많은 침법이 존재합니다.

 또한 침의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게 나뉘는데 한의원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가느다란 침은 호침이라고 하며 이외에도 한약재를 추출, 정제, 희석 등의 처리를 하여 사용하는 약침 요법, 금연침에 많이 쓰는 피내침, 소아에게 많이 쓰는 피부침, 녹는 실을 경혈에 매입함으로써 혈위에 지속적 자극을 주는 매선 요법 등 다양한 형태와 용법의 침 치료법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흔히 알고 계시는 침 치료법 중 하나이지만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도침 요법'에 대해서 말씀드려보려고 합니다. 도침 요법은 1976년 중국 주한장(朱漢章) 교수가 침과 수술용 메스를 결합하여 개발한 치료법으로 한의학의 고서 중 하나인 황제내경에서 소개된 아홉 개의 침 중 끝이 예리한 삼각뿔 모양인 봉침(鋒鍼), 칼날 모양인 피침(鈹鍼)을 기원으로 합니다. 따라서 도침은 일반적인 호침보다 두께가 더 두껍고 날카로운 모양을 띄게 됩니다.

 시술방법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침치료와 차이가 있습니다. 다들 침 치료라 하면 누워서 혹은 엎드려서 10분에서 15분 정도 신체에 침을 맞고 있는 장면을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이와 달리 도침 요법은 병변이 있는 2-3개 정도의 부위에 도침을 넣었다 뺐다하는 제삽(提揷) 방법으로 시행됩니다. 제삽의 횟수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시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술과정으로 도침 요법은 연부조직을 유착박리하거나 절개, 혹은 절단하여 연부조직의 손상으로 인한 고질적 통증성 질환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비교적 시술이 간편하고 용이하며 효과가 빠르고 수술보다 통증의 고통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도침이란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지시겠지만, 현재 국내외로 중 가장 많이 연구되는 한방치료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도침 요법입니다.

 도침 요법은 연조직의 유착을 박리하여 본래의 동적 상태 위치로 복구시키게 합니다. 또한, 막힌 병소 부의를 소통시켜 기혈을 순조롭게 통하게 하여 통증이 제거되고 기능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지닌 도침 요법은 경추 및 요추 추간판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퇴행성 관절염, 오십견, 각종 연조직의 유착·연축·반흔화로 인해 생기는 팔다리·몸통 곳곳의 난치성 통증 부위, 각종 건초염 등과 같은 다양한 만성통증질환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침보다 날카롭고 두껍기 때문에 신경이나 혈관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있으며 심혈관계의 심각한 문제, 혈액응고장애, 염증이 심한 상태 등을 지닌 환자는 도침 요법을 시행 받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도침 요법은 일반 침 치료보다 더 침습적인 치료이기 때문에 숙련된 한의사의 판단 하에 무균조작 환경에서 더욱 안전하게 치료받아야 하는 치료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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