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 우수사례] 227 오창 비봉초

 

생활강좌·창의성 함양 교실 운영
위치 특색 맞는 과학 프로그램 다양
맞춤형 영재교실 전액 무료 제공
학부모 포함 소위원회도 꾸려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비봉초등학교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자신이 희망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활동을 하기 위해 분주해진다.

수업이 끝나기 바쁘게 교문 앞에 서 있는 학원차를 타고 바쁘게 사라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익숙해진 요즈음 색다른 학교의 풍경이다.

학교 정규 수업 후 학원으로 가면 교과 위주 학습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매일이 반복되는 스트레스의 연속인데,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면 일주일에 4시간은 온전히 교과 외 특기·적성 중심 활동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 하교 후 돌봄의 손길이 절실한 학생이 대부분인 오창과학단지에서 비봉초 방과후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운 이유다.

비봉초는 정규 교육시간에만 아이들을 책임지고 돌보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방과후에도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폭넓은 창의력 날개를 달아 진로를 계발하게 하기 위해 매년 방과후 수업에 대한 학부모·학생들의 수요를 조사, 매 학기 강좌를 개설한다.

매주 45개의 수요자 중심 맞춤형 특성화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본교 교사들로 강사진을 꾸린 5개의 특성화 프로그램, 담임교사가 운영하는 한자교실 프로그램, 8개의 스포츠·영어 프로그램도 연중 운영된다.

또 어린이 등하교 안심 서비스, 통학버스 활용 등 안전교육을 강화해 학부모가 안심하고 방과후학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다채로운 꿈의 프로그램 운영

비봉초는 주산, 아동베이킹 교실 등 생활 밀접 강좌는 물론 창의역사, 체스 교실을 운영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함양하고 있다.

마술 교실과 클레이, 공예 등 예술 분야와 관련된 활동을 늘렸으며 특히 아나운서 교실은 조리 있게 생각을 풀어내는 능력을 어릴 때부터 길러주고자 하는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더불어 과학단지라는 지역 특색에 맞게 생명과학, 로봇과학, 드론과 항공과학, 프라모델 등 다채로운 과학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이 중 디지털 역량과 인문학적 아날로그 감성을 겸비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의 '서로 소통하는 맞춤형 과학 영재교실' 강좌를 전액 무료로 제공한다.

특히 금관악기, 타악기, 클라리넷, 첼로, 플루트, 바이올린, 중창 등 음악 분야에 특화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창단된 비봉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충북을 누비며 공연 중이다.

지난해 충북학교문화예술교육 페스티벌에 참여했고 2016년 이래 해마다 오창호수공원에서 정기연주회를 진행했으며 아이리스엔젤중창단은 올해 보훈새싹동요제에서 장려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체육 분야의 방송댄스·줄넘기·농구·축구 등의 강좌를 통해 지난해 충북학교스포츠클럽대회 줄넘기 여자초등부 1위, 같은 해 전국소년체육대회 농구 남자초등부 단체전 3위, 올해 충북소년체육대회 농구 남자초등부 단체전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보였다.

비봉초는 방과후 영어 선행 학습 금지로 생겨난 학부모들의 '학력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판단, 영어교육 내실화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방학마다 영어를 처음 배우는 3학년 학생부터 중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6학년 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중심 단기집중 영어캠프를 진행해 영어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키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특기·적성 교육에 치우쳐 학력 향상이 소홀해 사교육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지 않겠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교생 대상 담임한자교실을 운영해 문해력과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시킴으로써 실질적인 학력 향상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모든 아이에게 공적인 돌봄을 지원하기 위한 돌봄교실 내실화에 힘쓰기 위해 돌봄 담당 교사들은 꾸준한 연수로 역량을 키우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을 마련, 돌봄교실을 집처럼 행복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학교·학생·학부모 협력 선순환 모델 구축

비봉초는 방과후학교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공개해 교육 품질을 끌어올렸다.

매년 비봉초는 방과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0여 개 부스에 학생들의 활동작품과 수업교재 등이 전시된다.

다채롭게 펼쳐지는 20여 개의 예능 공연을 보고 비봉 방과후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호응과 만족도 매우 높았다.

실제 학부모 만족도 조사(2017년)에서도 평균 94%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비봉초는 학생과 학부모 참여가 방과후학교 운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해 학부모가 포함된 방과후학교 소위원회를 꾸려 운영 중이다.

소속 학부모들은 방과후학교 수업 프로그램 기획·구성에서 강사진 선정까지 대부분 과정에 참여한다.

학부모 위원들은 "아이들의 변화를 볼 수 있어 가장 좋다"며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리던 풍토에서 벗어나 학교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듬을 수 있다는 것이 방과후학교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학교장의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교육 철학이 실현된 결과다. 모든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학교교육 구현이 강연철 교장의 꿈이다.

강 교장은 "학생들의 소질을 계발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해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나서고 있다"며 "하교까지 책임지고 학생들이 교문 밖까지 가는 모습을 지켜볼 정도"라고 담당자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학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룬 값진 성과이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하고 알찬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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