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식 미즈맘산부인과 원장

[주명식 미즈맘산부인과 원장] 만 5세 이하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의 신청이 그제(20일)부터 시작되었다. 대상자는 총 198만 가구이며, 9월부터 지급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저출산 정책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항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가 단순히 미시적인 시선으로 저출산을 바라보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좀 더 정책을 거시적으로 접근하자면 아이를 출산하고 기르는 것이 두렵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과거에 비해서 출산은 둘째치고, 결혼조차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데, 그에 따른 법과 제도는 속도조차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 아쉬운 점은 아동수당의 기준을 상위 10%는 제외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해외의 사례를 보았을 때 차등적으로 지급유무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부모가 부자인데 왜 아이에게 아동수당을 주어야 하나?'라는 관념이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단지 복지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한국 전체적으로 만연해있는 정서와 관련이 있다.

 바로 '질투심 관리'를 잘 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문제라 본다. 6-70년대에 급격한 경제발전을 겪으면서 그 성공과 부를 얻는 기준이 투명하지 않았고 공정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와 권력과 명예를 획득한 사람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그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이라는 존재는 이러한 질투심이라는 건강하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볼 문제는 아니다.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이다. 나의 가정과 지역사회를 넘어 국가를 책임지는 튼튼한 기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견해로는 아동수당의 수혜자는 부모가 아니라 아동이 되어야 한다. 모든 아이들에게 이러한 혜택이 분배될 때, 서로에 대한 질투심이 사라지고 경계선이 사라질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다. 그러나 아동수당이 소득을 통하여 경계선이 정해졌다기보다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질투심'으로 이 경계선이 정해졌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이 질투심이 무의식속에 작용하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러나 멍에를 벗어야 하는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의 아이인 내 아이를 잘 길러야 하는 의무를 실천하고, 그 의무 속에서 보편적으로 누구든지 떳떳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에게 미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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