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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아래 고향의 모습이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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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8  13: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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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오랜만에 고향을 지나며 보름달을 보니 꿈 많은 청소년기 청주고에 재학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달 밝은 밤에 마을 앞 냇가를 산책하노라면 달빛 아래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멀리 사라져 가는 기적(汽笛)소리를 들으며 희망찬 내일을 설계하며 걷곤 했다. 그 동안 강산이 여섯 번 바뀌는 세월의 흐름 속에 채근담의 "세월의 흐름이 부싯돌 불빛(石火光中)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그 시절, 가난하긴 했지만 우리는 순수했고 이웃 간에 정(情)을 나누며 호박 하나라도 이웃 간에 담 너머로 나누어 먹으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부는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해야 된다고 생각하며 자식을 사랑하고 오순도순 살아왔다. 오늘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으나 이웃 간에 대화가 단절되고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된 가운데 이혼가정이 늘어가며 결손가정의 증가로 청소년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가정은 삶의 바탕이요, 안식처이거늘, 오늘 우리 사회는 가정이 붕괴되어 가고 있다. 라이즈먼이 지적했듯이 현대인은 "군종 속에 고독"을 씹어야 하는 존재이며 달빛 아래 꽃들을 감상하던 옛날의 정취는 사라지고 가로등에 걸친 달빛처럼 그 순수성을 잃어가고 우리의 전통 윤리가 도전 받고 있다.

 손자들의 재롱을 보며 자식들의 봉양을 받아온 부모님들은 자식들에 의해서 제주도에 버려지는 현대판 고려장이 되거나 양로원으로 내몰리고, 신혼여행지에서 이혼하는 부부가 생기는 등 삶의 바탕이 근본적으로 도전받고 있다. 골목을 밝게 비추는 가로등불빛보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골목길을 들어서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짐은 나만의 생각일까?

 증자(曾子)는 효자자 백행지선(孝慈者 百行之先),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온갖 행실에 앞선다"고 했다. 우리에게 수많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든 괴테도 평생 동안 행복했던 시간은 17시간에 불과하다고 했고, 그는 "반성과 격언"에서 '왕이건 백성이건 가정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고, 이탈리아 사람들은 "나의 집이여! 아무리 작아도 너는 나의 궁전"이라고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오래전에 보은중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강의주제를 전화로 물어온 교장선생님께 "가정은 나의 궁전"이라고 했던 일이 생각난다. 메텔르링크는 '파랑새'에서 행운의 파랑새를 찾아 헤매든 자매가 자기 집 처마 밑의 새장에서 파랑새를 찾도록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진정 행복이 무엇일까?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괴테는 '행복은 네 곁에 있다'고 했다. 부(富)도, 권력도, 명예도 부수적인 것이요, 똑같은 처지에 있어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행복해 지기도하고, 불행질수 있음을 보면 화엄경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다가온다.

 원숭이의 새끼사랑을 내용으로 한 애절한 "단장(斷腸)"의 고사(故事)가 생각난다. 길거리에 버려지는 부모나 핏덩어리 기아(棄兒)가 없는 사회가 되도록 어렵고 힘들어도 다 함께 노력하며 사랑을 바탕으로 가정을 바로세우고 행복을 꽃피우는데 힘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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