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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 하나하나가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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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9  1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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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많은 인명 피해 등 재난 수준의 극한 폭염이 연일 계속 되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지만, 아래층에 몇 년 살던 분이 이사를 하여서 대청소하고 도배와 장판을 맡길 준비를 해야만 했다. 청소업자에게 맡길까 하다가 수리할 곳도 있어 폭염 속에 극기 훈련을 하며, ‘나비효과’라는 말의 의미와 작은 일 하나가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되새겨 볼 수 있었다.

보일러의 실내조절기가 작동이 안 되어 기술자가 방문 점검하니 조절기가 고장이 난 것이 아니라 벽 속으로 들어온 선에 이상이 있다고 한다. 전선과 보일러 선을 교체하는 공사를 해야 했다. 벽에 못을 박을 때 공교롭게 끊어진 것 같다고 하니, 못 하나 때문에 복잡한 선 교체 작업을 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여기저기에 함부로 못질한 그 세입자가 너무 미워졌다.

입주할 때 새로 설치한 싱크대 안에 누런 그릇 하나가 덧씌워 있어 비지땀을 흘리며 닦자니 원망스러웠고, 유리창 청소를 하다가 또 깜짝 놀랐다. 나무창틀에 못을 박고 고리를 박은 것이 아닌가! ‘이럴 수가!’ 그래도 못이 나사못이라 드라이버로 조심조심 돌려보니 겉돌았다. 할 수 없이 고리 밑에 납작한 드라이버를 대고 망치로 숨죽이며 두드리니, “쨍그렁∼” 하며 창문 유리가 깨지는 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나쁜 ○!” 하며 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였다. 유리조각을 빼내고 폐기물을 담는 자루를 사다 쓸어 담아야 했다.

여하튼 부착물을 제거해야하니 창고에 가서 연모를 찾다보니 다른 드라이버가 있어 창틀의 나사못을 돌려 겨우 뺄 수 있었다. ‘진작 이 드라이버로 할 걸.’ 후회하며 자세히 보았다. ‘MADE IN JAPAN'이었다. 처음에 썼던 것은 국산이었다. 순간 부끄럽고 일본의 장인 정신이 부러웠다. 길이를 재어 유리를 사오려다 간신히 승용차에 문을 싣고 유리점으로 가니, 외부로 일을 나갔다고 해서 맡겨놓고 저녁 때 또 갔다. 경비도 예상보다 비쌌지만 울며 겨자 먹기다. 조심조심 운전했지만 배수구 부근에서 “덜컹-” 소리에 놀라 차를 세우고 살펴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장실 상황도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다. 깨끗하던 흰색 변기는 누런 변기가 되었고, 뚜껑을 닦으려니 웬일인지 불에 타기까지 하여 교체해야 했으니……. 나도 모르게 또 한 번 “나쁜 ○!” 소리가 나왔다. 못을 함부로 박은 것, 문틀에 못을 박은 것, 좋지 않은 나사못과 국산 드라이버, 부주의한 행동 등 작은 일 하나하나가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단란한 가정과 대인관계에 영향을 준 것 같아 얼굴이 붉어졌다.

기록적인 가마솥더위로 지난 7월 24일 강릉에서는 베란다에 둔 달걀에서 병아리가 자연 부화되는 일이 있었고, 7월 30일 새벽에는 사막처럼 대기의 온도 차가 큰 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신기루가 우리 고장 청주에서 유령빌딩으로 나타났다는 등 마법 같은 일들이 있을 정도의 극한 폭염도 극복할 수 있는 기쁜 소식과 좋은 일들로 나비효과가 일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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