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 파고든 국제문제 중심 차지하는 미국 관련 근본 원인 심도있게 분석 자유·인권수호 얘기하며 타국·민족에는 배타적인 사례 제시하며 논리 풀어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로 인해 세계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맞서 유럽 및 아시아 51개 국 정상들이 무역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10월 18~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트럼프 미(美) 행정부의 관세 부과 위협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 핵 문제나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국제 문제들은 이제 우리 삶을 지배하는 주요 관심사가 됐고 이런 문제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미국이 있다. 그래서 흔히 미국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언론에선 연일 트럼프만 다루고 있을 뿐, 근본적인 지식은 없다시피 하다.
저자는 트럼프가 문제의 시작도, 해결의 끝도 아니라고 말한다.
세계의 많은 문제들에 있어서 미국이 무엇을 어떻게 할지 알기 위해서는 미국인의 마음을, 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미국의 내셔널리즘을 세밀히 관찰하며 심도 있게 분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국의 내셔널리즘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어떻게 작용하며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다룬다. 현재 이런 책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는 게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작금의 세계에 휘몰아치고 있는 미국우선, 보호무역, 무역전쟁, 미국의 패권적 실력행사 등 국제적 사건들이 미국의 내셔널리즘에서 연유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과거 소련과의 냉전 관계 후 벌어진 '사회주의 와해'에 주목한다.

원래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냉전 관계에서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 세력과 대결해야 했다.
때문에 미국은 자유무역 속에 상호 협력하고 의존하는 관계를 형성했다.
미국은 세계의 국가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와야만 했고, 그래서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자국의 큰 시장을 열어 우방 국가들에 혜택을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됐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붕괴는 미국의 전략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세계는 더 이상 양극 체제가 아니라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가 되면서 미국은 희생하면서까지 다른 국가들의 환심을 살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오히려 다른 국가들에게 요구하며 자국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수호를 얘기하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 민족에게는 배타적이다. 인종 차별은 말 할 것도 없다. 이같은 경향은 9·11 사건 이후 한층 강해졌으며 특히 중동 사람들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과 분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애리조나주 메사에서는 시크인이 주유소에서 피살당하였고, 나이든 시크인이 야구방망이로 얻어맞은 사고도 있었다. 시크인은 무슬림과 전혀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공격을 당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처럼 머리에 터번을 썼기 때문이었다."(77쪽 중)

무거운 주제이지만 다양한 사례로 미국의 현 상황을 설명하기 때문에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인 조영정은 사회과학자다.
처음 국제경제학을 전공하면서 경제 문제와 더불어 국제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래 개인과 국가의 관계가 중심인 사회사상 연구를 하고 있다.
272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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