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
내달 2일까지 2·3전시관
세종 부강 유계화 가옥서
'장소를 품다-부강' 展

▲ 유계화 가옥 전경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이 '장소의 장소'를 주제로 열고 있는 기획전의 올해 마지막 시리즈 '장소를 품다-부강'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세종시 부강리 고택 '유계화 가옥'과 작가 다섯 명의 연계전이다.

유계화 가옥은 지난 1984년 대한민국 국가민속문화재 138호 '청원 유계화 가옥'으로 지정됐다.

이후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가 신설됨에 따라 '세종 유계화 가옥'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지난 해 '마을명, 고택'이라는 지침에 따라 '세종 부강리 고택'으로 명명됐다.

유계화는 이화여전 의과대에 입학했다가 졸업은 못하고 고택에 내려와 살았다.

외부와의 교류를 최소화 한 채 고양이와 꽃, 활자를 가까이했던 독신 여성이다.

시골마을 가장 좋은 집에서 학벌 높은 독신 여성이 평생을 혼자 살다 죽었다는 이야기는 덧붙이지 않아도 흥미로운 쑥덕공론이지만 주변의 시선에도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라는 면이야말로 이야기될 점이다.

스페이스몸미술관 2·3전시장과 세종시 유계화 가옥이라는 두 지역의 장소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서용선·손부남·정보영·정승운·채우승 작가는 고택에 일정 기간 머물면서 과거의 시간과 장소를 현재화 했다.

서 작가는 도시와 신화, 역사와 자신이라는 고찰을 작업으로 풀어낸다.

노동적인 육체성을 띤, 거칠면서도 강인함을 특징으로 하는 조각과 회화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삶에서 관계의 연결성을 조형적으로 풀어내는 손 작가는 변형과 비약, 유머에 강하다.

유계화 가옥에 얽힌 인물들을 비롯해 개인의 경험이 담긴 입체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의 집에 있던 목재 구조물(나락 보관 창고)을 고택에 옮겨 안착된 장소에 작품을 설치했다.

시간을 멈춰 빛으로 공간을 만드는 정보영 작가는 유화 작품을 전시 중이다.

실재의 공간에 존재하지 않는 요소들의 이미지를 결합시켜 환영과 실재의 접경을 넘나드는 작가는 고택의 시간에 주목한 작품을 보여준다.

하늘과 지형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인 '공제선'을 주제로 오랜 작업을 해 온 정승운 작가의 작품은 고택과 미술관을 잇는다.

설치된 공제선들은 공간과 역사를 이어, 완만하지만 수없이 많은 돌기를 가진 선을 걸어놓는다.

채 작가의 작품은 일부를 통해 형을 유추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을 지녔다.

바깥과 안의 경계이자 경계 너머의 것을 짐작하게 하는 '자락'들은 고정돼 있지만 움직이는 유동성이 느껴진다.

전시는 다음 달 2일까지 계속된다.(☏ 043-236-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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