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충북도균형건설국장

[이창희 충북도균형건설국장] 충북도청 주변에는 도정에 대한 건의와 질책, 사회적 이슈에 대한 주장 등이 담긴 현수막이 게시되곤 한다. 그런데 요즘 도청 주변에 게시된 일부 현수막을 보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현수막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도민들이 이를 진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현수막을 게시한 단체는 그동안 '제2경부 고속도로는 남이분기가 원안이다', '남북평화고속도로는 제2경부가 중심이다'라는 주장을 해왔다. 그렇다면 과연 그 단체가 줄곧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서울~세종고속도로의 시작점은 세종시 동측의 부강면이고 그것이 정부에서 처음으로 결정한 원안일까?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시작점 결정을 알기 위해서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국토연구원에 '수도권 고속도로망 구축 실행계획'연구를 의뢰했고, 국토연구원은 이 연구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 시작점을 세종시 서측의 대전~당진 고속도로에 연결하는 안(비교 1안)과 세종시 동측 외곽도로에 연결하는 안(비교 2안)을 상호 비교·검토했으며, 그 결과 공사비는 다소 높지만 유발교통량과 경부선·중부선과의 간격유지 및 대체효과 등에서 유리한 비교 1안이 타당하다는 연구보고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명박 정부시절인 2008년 8월 국토해양부는 국토연구원 연구결과를 토대로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시작점을 세종시 서측의 대전~당진 고속도로에 연결하는 것(비교 1안)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어 2009년 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간이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해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시작점을 당시 공주시 장기면(현재 세종시 장군면)으로, 종점을 구리시 토평동으로 확정했으며 현재에도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시작점이 세종시 서측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한편 현수막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제2경부고속도로'라고 하는데 서울~세종고속도로의 명칭은 2007년부터 2015년 까지 각종 국가계획에서 '서울~세종(제2경부)', '제2경부', '서울~세종' 등 다양하게 불리어 오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경제장관회의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라고 공식적으로 명명하면서 지금까지 줄곧 사용해 오고 있다.  서울 ~ 세종 고속도로의 시작점은 세종시 서측으로 처음 결정된 이후 현재까지 변함이 없었다는 점에서, 일부 단체에서 세종시 부강면이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시작점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할 것이다.

옛말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호랑이가 나타난 것으로 믿는다는 말이다. 즉 잘못된 정보를 계속 주장하면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믿는다는 것이다. 작금의 충북도는 일등경제 충북, 강호축 개발로 미래 충북의 먹거리 창출, 성장의 이익을 공유하는 도민의 삶의 질 향상 등의 실현을 위해 여러 가지 난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주장은 도민의 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분열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논란은 이제 그만두고 무엇이 진정 충북 발전을 위한 것인지 고민해 마음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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