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신원 前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권신원 前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이낙연 국무총리가 범정부 차원에서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는 지난 9월 이 총리가 사망한 베트남 주석에게 조문하며 쓴 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바치는 글로 바뀌어 SNS에 돌아다니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노회찬 의원 타살설’, ‘문재인 대통령 치매설’ 등 각종 가짜뉴스들이 대중에서 아무런 장치 없이 노출되어 있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SNS가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증가하면서, 정보 공유의 속도는 눈부시게 빨라지고 엄청난 양의 정보를 습득하면서 소통의 연결고리도 다양해지고 관심사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있는 환경은 이를 문명의 이기로 받아들이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생활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짜뉴스(FAKE NEWS)’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면서 사회에 혼란을 야기하고, 자신도 모르게 빅데이터의 관리를 받게 되는 현대인들에게 역습을 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문제화되고 있는 가짜뉴스는 허위정보를 포장하여 의도된 방향으로 사람들을 유인하고 누군가에게 타격을 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세태를 풍자하는 유머나 단순 루머와는 그 차이가 있다. 더욱이 문제는 가짜뉴스가 일단 퍼지면 사실을 검증하는 시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공유가 되는 바람에 검증 자체가 무의미한 경우가 많고, 자기 신념에 부합하기라도 하면 가짜뉴스가 거짓으로 판명 되더라도 믿으려 하지 않으며 오히려 사실 검증의 결과를 거짓이라고 매도하는 경우가 벌어진다.

2011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이슈가 된 가짜 뉴스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피해갈 수 없었다. 메르켈 총리는 함께 사진을 찍은 시리아 난민이 테러 용의자라는 것,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당시 해외 비밀계좌를 보유했다는 가짜뉴스로 곤욕을 치렀던 것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가짜뉴스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영역에 주로 등장하며 경제적 또는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자주 혼란을 주며, 특히 선거 전에 무분별하게 양산되어 배포되는 것이 특징이다.

생성과 즉시 급속도로 퍼지는 가짜뉴스를 차단하기 위해 자동 팩트체크 기술도 선보이고 있지만, 이는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롭게 생산되는 데이터까지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실적으로 가짜뉴스를 차단하는 방법은 사용자 스스로의 검증인데, 편리함을 추구하고 좋아하는 것만 받아들이려 하는 각자의 심리로 인해 굳이 애써서 사실을 검증할 필요를 느끼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가짜뉴스는 재미가 아니다. 가짜뉴스로 인해 누군가는 분명히 피해를 입는다. 바른 주장을 펴고 사실을 그대로 전하는 정론직필(正論直筆)하는 자세가 사회적으로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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