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ABC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

[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ABC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 한국 표준협회가 전국 5대 도시 및 수도권에서 전체 75,200 표본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발표한 ‘2018년 소비 트렌드’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이 평소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전체의 36.6%가 건강이라 대답 했으며 다음으로는 자산관리가 21.8%, 노후가 15%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자산관리가 30.9%, 건강이 20.6%, 노후가 10.3%였던 것에 비춰볼 때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해를 갈수록 점점 더 높아지고 연령이 높을수록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건강으로 집약되는 것은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인생 최고의 로망으로 등장하면서 야기되는 현상이다.

aT(한국농수산유통공사)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도 과일의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주로 유기농과일과 건조과일의 소비증가가 두드러지는데 주요 원인으로는 고령화는 물론이고 젊은층 사이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젊은 층들도 미리부터 건강을 챙기고 대비해야 한다는 라이프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건강이 소비 트렌드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과일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일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과종별로 소비증감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최근 과일시장 동향에서는 외국 과일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이 최근 10년간 과일 수입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금액기준으로 2008년에 비해 지난해 무려 136.1% 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과일의 왕자는 단연 바나나로 매년 10% 이상 수입이 증가하여 2017년도에만 44만 톤으로 지난해 비해 20%나 늘어난 것이다. 또한 최근에 수입이 늘어난 품목은 망고인데 이는 망고가 건강에 좋다는 효능이 알려지면서 수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과일 소비추세를 살펴보면 전통과일로 자리를 지켜오던 수박, 참외 등의 소비가 해를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여타 과일들도 소비가 침체되거나 줄어들고 있는 것을 있다. 수박 참외의 소비가 줄어드는 요인으로는 1인가구의 증가와 젊은층의 소비자들이 출하시기가 맞물리는 새콤달콤한 체리와 블루베리, 수입과일 망고, 바나나 등을 즐겨 먹게 되면서 무게가 무겁고 큰 수박과 참외의 소비는 당연히 줄어들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여타 과일들도 결국 맛있고 기능성이 다양한 수입과일에 밀리고 노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주 소비층의 감소 또한 전통과일의 소비를 감소시키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으로 우리 과일 중 유일하게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사과와 토마토라는 점도 중시해야 한다. 사과의 경우 경북과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계속 늘어가면서 과거의 배 재배 역사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며, 토마토는 과일 중 유일하게 뉴욕타임즈 선정 슈퍼푸드에 오를 정도로 건강에 좋다는 것이 정평이 나나면서 세계인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로 이탈리아의 경우 1인당 소비량이 연간 70kg이나 되며 유럽의 여러 나라가 50kg 이상을 먹고 있고 세계인의 평균도 1인당 연간 15kg을 먹는 과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소비량은 1인당 연간 6.5kg에 불과한 것을 보면 문화가 발전해 가면서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는 키워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농업에서의 과일농사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과일 재배지의 북상문제, 1인가족의 증가와 고령화, 수입과일의 급증 등 과일 소비시장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요소들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당연히 지역 특화작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품목의 점검과 지역별 재배 적정 작목의 재선정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며 수입과일의 양을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경쟁이 되는 우리의 전통 과일의 재배전략을 세워야 한다.나무로 심는 과일의 경우 한번 심었다고 수종을 갱신하려면 5~10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심도 있는 분석과 연구가 뒤따라야 하며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귀농귀촌이 맞물리면서 그들이 소규모로 재배하는 아로니아, 블루베리, 대추 등의 과일에 대한 수요 판단도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