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어느덧 금년도 한 달 남았다. 문득 되돌아보니 그저 덧없이 보낸 세월 같다. 얼마 전, 살아가면서 이쯤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고심하다가, 자신의 고통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그것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좋은 방편으로 108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남의 집에 들어와 사는 머슴처럼 불편하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것을 모른 채 살아왔는데, 비로소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고통에서 탈출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여러 자료를 통하여 108배에 관한 공부를 하고, 오랫동안 수행한 분들 덕분에 어렴풋이 갈 길이 보여 무척 기쁘다. 흔히 108배는 불교에서 하는 것으로 알지만,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들이 하고 있고 많은 긍정 효과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108배는 집중력 향상과 함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정신적 효과 외에도 훌륭한 전신 유산소운동인 동시에 뇌를 건강하게 하는 수양 방법이다. 특별한 장비나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걷기만큼이나 안전하고 간단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으로 삼기에도 적합하다.

여러 가지 108배 참회문 중에서 필자는 우선 BBS 불교방송의 '행복을 찾는 108배'를 보며 하니 단조롭지 않고 명상도 겸할 수 있어 효과적이었다. "내가 아는 모든 생명을 깊이 공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절합니다. 내 이익을 앞세우는 이기심을 내려놓으며 절합니다.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스스로를 돌아보는 마음으로……." 말씀마다 가슴을 울려주는 경전(經典) 같고 하나하나 내면화하고 싶다. 남들과 견주어 뒤쳐져 있는 삶이 사실은 정견(正見)이 바로 서지 않은 나 자신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고, 공직자로서 뒤돌아볼 겨를 없이 일에 파묻혀 살아온 것이다.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신념으로 새롭게 변화하며 새 출발 하여야 한다는 다짐을 하던 어느 날, 라디오에서 108배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거다!'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려왔고, 그날부터 108배를 하게 된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왜 진작 하지 않았을까!'하는 후회를 하며 꾸준히 하니,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끝없이 헤매던 내 삶이 자신을 찾고 행복을 찾아 과감히 변화하는 기운도 느낀다. 좋은 책은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게 하는 종이거울 역할을 하지만 백문(百聞)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다. 한동안 108배를 해보니 수양(修養)하려면 이보다 더 좋은 명약이 없는 것 같다. 몸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그동안 내가 무엇에 막혀 고통을 받았는지 저절로 깨닫게 해준다.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대며 내 몸을 낮추다 보면 마음이 정화된다. 화나는 마음이 다스려지고, 건강이 좋아 지고, 마음을 비우고 심신이 편안해지고, 나와 주변에 좋은 기운이 만들어 지고……. 나를 바로 보게 하고 자연스레 샘솟는 무한한 환희와 충만하고 풍요로운 감정은 현재에 온전히 집중할 때 일어난다는 것을 행복을 찾는 108배를 실행하면서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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