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정숙 수필가

 

[육정숙 수필가] 숨을 곳이 없다. 우리는 점점 대가리만 감추는 꿩이 되어가고 있는가! 마스크만 한다고 초미세먼지를 피해 갈 수 있으려는지. 이제는 습관처럼 기상예보를 살핀다. 살핀들 무슨 수가 있는가! 노약자나 어린아이, 면역력이 약한 이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자제 하라는 것이 고작이다. 어느 계절을 막론하고 미세먼지의 침입이 없는 계절이 없다. 나날이 극심해지는 미세먼지의 횡포를 하루 이틀 외출을 자제 한다고, 마스크만 착용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혀온다.

미세먼지는 직경 10㎛이하의 작은 먼지로 자동차의 배기가스라든가 도로주행과정에서 발생하는 것, 석탄, 석유등 화석연료 과정에서 배출되는 여러 가지 복잡한 성분을 가진 대기 중 부유물질을 말한다고 한다. 이렇게 발생하는 미세먼지인데 개인이 주의를 한다고 한들, 아니 미세먼지 예방에 좋은 음식을 먹거나 황사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을 자제 한다고 해서 미세먼지의 위험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일인지, 근본적으로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개인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

올 3월 어느 시의 시장은 미세먼지는 재난이라고,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대중교통무료이용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차량2부제 정책안을 내놓았다. 대중교통 무료이용은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논란도 있었지만 뜻있는 시민들은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사실을 이해는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혈세가 만만찮다는 우려 속에 미세먼지의 감소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각 지자체마다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세워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은 결코 쉽지 않다. 필자도 먹고 사는 일에 경유차를 끌고 다닌다. 나름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으로 주행거리를 조절하고 있다. 계절도 모르고 날씨도 상관없이 제멋대로 찾아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로부터 우리는 언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건지!

며칠 전 불쑥 찾아 온 첫눈이 반가웠다. 첫눈은 마음을 설레게도 했지만, 우선 첫눈을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약해졌을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옛날엔 봄만 되면 황사를 걱정했다. 하지만 이제는 미세먼지로 인해 계절 없이 사시사철 뿌연 하늘이 숨통을 조여 온다. 맑고 청명한 가을하늘을 시인들은 톡하고 건들면 쨍하고 깨질 것 같다든가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는 표현을 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누렸던 자연의 혜택을 이제는 시어에서나 볼 수 있는 옛말이 되어가는 걸까! 우리의 후손인 어린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 과연 물질뿐이던가!

요즘은 실내에서 노는 아이들이 많다. 물론 넓고 좋은 실내 놀이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햇볕을 쬐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자연의 무한한 보상을 누리게 해야 한다. 쾌적한 공기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그들의 무한한 꿈을 한껏 펼치고 날아 갈 수 있는 푸른 하늘,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을 그들에게 물려 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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