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애
청주ymca 정책사업팀장

매주 토요일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학당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나누는 학생들, 며느리의 한국어수업을 지켜보고 계신 시어머니, 아내가 공부하는 동안 아이를 업고 기다리는 남편 등 여러나라에서 온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국적과 인종, 한국에 온 목적은 서로 다르지만 한국어학당의 외국인들은 한글과 한국문화를 만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

ㄱ, ㄴ, ㄷ 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한국인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외국인, 음악시간에 트롯트를 한국인보다 더 맛깔나게 부르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또한, 한국문화를 탐방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는 외국인들의 모습 속에서, 언어는 다르지만 문화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 동질감이 느껴지곤 한다.

가끔씩, 나와 다른 생김새, 국적에 따라 나도 모르게 몹쓸 편견이라는 것이 고개를 내밀려 할 때도 있지만, 그 때 마다 꾹꾹 눌러 집어넣으며 나를 바로 잡는다.

옛부터 우리나라는 한민족, 한핏줄을 강조하며 단일민족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곤 했다. '핏줄이 땡긴다'는 말처럼 혈통을 중요시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다문화'라는 말을 이곳저곳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결혼하는 부부 10 쌍 중 2쌍 이상은 국제결혼이라고 한다. 그만큼 '다문화'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국인들에 대해, 특히 '다문화'의 중심에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들에 대해 이질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우리와는 다른 특별한 사람, 특별한 대우와 보살핌을 받아야 마땅한 수혜자로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다문화', '여성결혼이민자'라는 단어 자체가 그들을 특별한 존재로 분리시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더 이상 특별한 수혜자가 아닌,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구성원으로서의 몫을 감당해야 하는 존재이다.

오늘도 한국어학당을 찾는 외국인들은 우리 한국인들의 모습 속에서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얼굴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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