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 면에서 다른 기관에 비해 더 깨끗해야 할 충청권 국공립 대학과 공공의료기관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일 전국 47개 국·공립대학(4년제 대학교 36개, 교대·폴리텍대 11개)과 46개 공공의료기관(국립병원 등 16개, 의료원 30개)의 청렴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충청권에서는 대학 10곳과 의료기관 7곳 등 모두 17곳이 포함됐다.   

권익위는 국공립대 청렴도를 측정하고자 구매·용역·공사 등 계약 상대방 및 입찰 참가자 5057명, 해당 학교에 근무하는 교수·강사·직원·연구원·조교·박사과정 대학원생 8543명 등 총 1만3600명을 대상으로, 공공의료기관은 관계자 1만2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다. 아울러 부패행위로 징계 등 처분을 받은 공직자의 직위와 부패금액, 기관 정원 등을 반영해 등급을 매겼다.

최고 1등급에서 최하위 5등급까지 5단계로 구분한 이번 평가에서 국내 최고 명문 중 한곳인 대전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4등급으로 저조했다. 이마저도 지난해 5등급에서 한 계단 상승한 수치다. 
학교 선생님을 육성하는 청주의 한국교원대와 청주교대는 3등급으로 분발이 필요하다. 충청권 간판인 충남대도 지난해보다 한 계단 하락해 3등급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공공의료기관 부문에서는 충북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이 지난해에 이어 4등급의 하위권에 머물렀다. 공주의료원은 지난해보다 1등급이 떨어지면서 3등급을 받았고, 충주의료원은 지난해보다 1등급이 상승했지만 3등급 수준이다.

반면 충남 부여의 한국전통문화대는 전국 47개 국공립대 중 유일하게 1등급에 올라 귀감이 됐다.
권익위는 이날 청렴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공립대 청렴도는 최근 4년간 지속 상승하고 있고,  공공의료기관은 소폭 하락하는 등 답보상태라고 밝혔지만 충청권 대학은 변화의 체감도가 낮은 상황이다. 

공공의료기관은 청렴도 취약분야 원인 진단을 강화하기 위해 인사, 예산, 부당한 업무지시 등 내부업무를 올해 신규 추가한 항목이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권익위는 판단했다.

영역별로는 의약품·의료기기 구매(8.25점), 환자진료(7.56점), 내부업무(7.34점), 조직문화(7.21점), 부패방지제도(6.29점) 순으로 특히 내부 부문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 운영의 투명성과 청탁금지제도 운영의 내실화를 통해 리베이트 관행 개선 등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패사건의 경우 국·공립대는 총 131건, 공공의료기관은 총 11건이 감점에 반영됐다. 

부패유형별로는 국·공립대는 연구비 편취, 수당 부당수령이 7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공의료기관의 경우 금품 및 향응 수수가 4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공공의료기관의 청렴문화는 필수다. 

조직 구성원의 사고 판단이 깨끗하고 건전해야 청렴도 성적도 올라갈 것이다.
올해 저조한 성적을 받은 대학과 병원은 기관장부터 과거의 낡은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조성해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년에는 충청권 국공립대학과 공공의료기관의 청렴도가 최소 2등급 이상으로 개선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