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미술관, 13일까지 '납작한 가장자리'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청주시립미술관 분관인 대청호미술관이 '2014∼2018 대청호미술관 로비·조각공원 프로젝트' 성과보고전인 '납작한 가장자리'展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4년부터 대청호미술관 전시장 외 공간에서 창조적이고 다양한 실험을 했던 '2014∼2018 대청호미술관 로비·조각공원 프로젝트' 참여 작가를 재조명하고 프로젝트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선보이는 자리다. 대청호미술관의 전시 운영에 주요 역할을 해왔으나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가장자리 역할을 해왔던 프로젝트의 행적을 짚어보고 약 4년의 시간을 정리하자는 취지다.

2014년 10주년 기념전으로 개최한 '보편적 미술관의 서사'展에서 시작한 '로비·조각공원 프로젝트'에는 지금까지 총 13명(팀)이 참여했다. 전시 참여 작가는 김정희, 김창환, 신혜정, 엄익훈, 윤덕수, 이상홍, 이자연, 주혜령, 진희웅, 황명수 등 10명이다.

1층 로비에 자료를 구성한 '로비 프로젝트'는 미술관 로비의 샹들리에를 비롯한 장식물들이 주는 낡은 첫인상을 바꾸기 위해 여러 예술가를 초청, 다양한 전시 등을 진행하며 공간 변형을 시도한 프로젝트다.

2층 복도에는 '조각공원 프로젝트'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2014년 조각공원 정비를 하면서 기존의 야외 조각품 일부를 가운데로 옮기고 그 중심에 매년 조각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망루'를 설치했다.

회색 콘크리트 칼럼으로 제작된 조각공원 망루는 작품 설치와 철거가 가능한 좌대이자 조각공원의 중심부로 활용됐다.

본 전시 중 1전시실에선 김정희, 김창환, 윤덕수, 황명수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김정희의 회화 작품은 인류 문명과 함께했으며 가장 단순하면서 완전한 형태를 이룬 사물인 '그릇'에 묻어있는 역사와 시간의 가치를 보여준다.

김창환은 인류 물질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친숙한 철을 소재로, 작가 자신을 비롯한 인간의 삶과 욕망을 상징하는 동물인 '상어'를 선보인다.

윤덕수의 조각은 모과, 피망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자연물을 대형화함으로써 관람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황명수의 '결정권자들'은 손으로 직접 하나씩 깎아 만든 '나무망치'를 권력을 상징하는 도구로 바라보며 이를 비판적 시각으로 풀어낸다.

2전시실에는 이자연, 엄익훈, 진희웅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자연은 인간의 내재된 불안 요소를 자연 이미지와 결합시켜 단순화한 숲의 형태로 설치한 작품 '붉은 촉'을 보여준다.

엄익훈은 형태가 불분명한 철제조각을 치밀한 계산으로 쌓아 올려 조각의 그림자를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구상화된 이미지로 보여준다.

진희웅은 주변 특정 물건들의 조합, 배치, 나열, 공간에 대한 실험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거리감에 대한 관심을 작업으로 드러낸 신작을 선보인다.

마지막 3전시실의 작가는 신혜정, 이상홍, 주혜령이다. 시각예술, 희곡,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인 신혜정은 이번 전시에서 최근의 개인전 작품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다'의 일부를 미술관 공간에 맞게 재구성해 보여준다.

이상홍은 이질적인 것들이 접목해 발생한 간극에서 생기는 '소통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형드로잉 '라라랜드를 위한 나라는 없다' 연작을 선보인다.

주혜령은 군집을 이루는 동물들 속에 작가 자신의 모습을 등장시킴으로써 긴장감 없는 시선으로 시작된 관성적인 일상과 그 속에서의 작은 일탈을 만화적 상상으로 풀어내며 즐거운 미적 체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오는 13일까지 계속된다.(☏ 043-201-0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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