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완 중원대교수 |
최근 각종 통계자료에서 한국사회의 가정(家庭) 해체나 붕괴를 말하면서 높은 이혼율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한 것이고 또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이끌고,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정(情)을 기본으로 하는 튼튼한 가정이란 울타리였는데 그 울타리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이혼 문제가 다른 나라보다 좀 더 심각한 것은 한국인의 사고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고 이기동 교수는 "한국에서의 가정의 의미와 역할"에서 말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를 개인으로 보지 않고 가정으로 보기 때문이며, 철저한 개인주의를 표방하는 기타의 문화권 나라에 비해 한국인들은 개인과 개인이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면 개인과 개인이 융합되어 분리될 수 없는 하나로 바뀌는 것으로 인식한다.
한국인은 남과 하나가 되는 것을 좋아하는데 현실은 남과 대립해야 하고 남과 경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현실이 한국인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으므로 남과 경쟁하지 않을 수 있는 동창회, 종친회, 동향회 등의 단체를 만들고 싶어 하고 이런 단체 속에 소속됨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으며 가장 완전하고 안정된 단체가 가정이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가정이 가장 중요한 생의 의미이며, 다른 문화에서 볼 수 없는 가정의 소중함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모든 사람들이 어렵다고 하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들 하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 안정, 교육과 환경 문제 등 여러 가지를 언급하지만 이것들은 한국사회에서는 지상에 노출되어 있는 나무의 잎과 가지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불과하다. 정치, 경제, 환경, 교육 등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의 뿌리는 가정인 것이며, 가정이 튼튼하게 지켜지고 유지될 때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고, 청소년의 탈선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치유될 것은 분명한 사실임을 다시 한 번 각인해야 할 것이다.
신록의 계절, 5월, 가정의 달이다. 가정,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새롭게 깨닫고 가꾸어 가야할 것은 당연한 것이며, 우리 주변의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등에도 관심과 배려, 한국인 특유의 정(情)을 서로 나눌 때 5월의 푸르름 만큼이나 싱싱한 가정이 만들어 지고, 건강한 사회의 밑거름이 됨을 잊지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