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경북 예천군의회의 행적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아마 예천군이 전국적으로 이렇게 크게 이름을 날렸던(?)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예천군의회를 바라보며 마냥 비난을 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관광성 일정은 뒤로 하더라도 의원의 본분에 맞지 않는 행실이 국민 모두의 공분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소위 갑질이 만연한 시대. 우리 사회 곳곳에 갑질에 대한 무의식적인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당연하다는 듯한 인상까지 풍기며 만연해진 갑질이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조차 통한다고 생각하고, 소위 권력자로 분류된 기초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동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기초의회의 해외연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있고, 일각에서는 기초의회의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일부 미꾸라지(?)가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의회의 무용론까지 만들어내며 생활정치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법 자리를 잡아가야 할 기초의회의 근간을 불과 9명의 예천군의원들이 잘못된 행실로 뒤흔들어 놓았다. 의원들 검증과정이 잘못 됐다는 여론까지 나오면서 해당지역의 유권자에 대한 비난은 물론 지역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예천군의 농산물은 지역의 훼손된 이미지 때문에 설 특수를 바라봐야 하는 시점에서 판로의 문제까지 동시에 터지게 됐다. 의원의 잘못된 행실에 예천지역의 경제와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다.

기초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국한해 이 상황을 살펴보면 해외연수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기초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필요치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해외의 선진사례를 직접 돌아보며, 지역과 연계해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의례적으로 관광성 일정을 잡고 있다. 유권자의 표를 등에 업고 주관적인 해석을 통한 해외연수를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예천군의회를 바라보며 마냥 비난만 하기 보다는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일로 기초의회 의원들의 자정능력이 필요하며,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지위를 이용하기보다 기초의회 의원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가 되길 바란다. 의원들의 해외 연수 추진에 대한 근본적인 추진 절차 수정도 필요하다. 연수 과정을 의원 스스로 검증하고 결정하기 보다 연수 주제를 정하는 과정부터 외부전문가의 토론과 사전조사 등 철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해외연수 계획서가 매년 복사해 붙여넣기 식으로 나온다면 더 이상 발전된 의회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빈틈없이 만들어진 계획서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제대로 된 실천을 기대한다면 의원들의 올바른 의지가 꼭 필요하다. 예천군의회 사태가 스스로를 반성하고 돌아보며, 잘못된 마을을 바로잡는 마지막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주민들이 의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는 묻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의원들이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을 당연히 실천하는 아름다움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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