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폭력 근절 방안
발표에 충북 체육계 '비상'
대학·일반부만 참가땐
전국체전 예상 순위 10위권 밖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정부가 전국체육대회에서 고등부를 빼고 소년체육대회에 출전하는 방침을 정하면서 지역 체육계가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29일 전날 열린 교육신뢰회복 추진단 회의를 통해 학교운동부 성폭력 근절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날 "과도한 훈련과 성적·경쟁을 유발했던 전국 소년체육대회의 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며 "전국 체육대회의 고등부를 분리시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고등부를 전국 소년체육대회와 통합시키겠다"면서 "전국 소년체육대회도 공감과 소통, 스포츠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축제형식으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국체전에서 고등부를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지역 체육계는 당황스런 표정이다.

충북의 경우 지난해 전북 익산에서 개최된 9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목표보다 한단계 위인 종합 8위를 달성했다.

지난 2013년 인천 체전 이후 6년 연속 한자리 순위를 이어가면서 전국 중위권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도 서울에서 개최되는 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전국 7위를 목표로 현재 강도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충북 성적의 절반은 모두 고등부 선수들의 선전이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국체전에 충북은 고등부가 499명, 대학·일반부가 608명이 참가했다. 고등부 선수 수만해도 절반에 가깝다. 지난해 대회에서 고등부만 별도로 매긴다면 전국 7위 정도다. 대학부는 13위, 일반부는 9∼10위 정도다.

이에 따라 고등부가 소년체전으로 통합되고 대학·일반부만 참가해 전국체전을 뛰게 된다면 충북이 예상하는 순위는 10위권 밖이다.

6년 연속, 올해까지 목표를 달성한다면 7년 연속 한자릿수 성적 달성이 내년부터는 요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북체육계 관계자는 "소년체전의 폐지나 형식 변화 등은 일단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들과 특히 체육계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한 뒤 결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며 "정부 발표가 이런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실행된다면 충북으로서는 대회 성적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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