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고전(古典)이란 ‘시대를 초월하여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널리 가치를 인정받아 전범(典範)을 이룬 작품’을 말한다. 이로 보아 고전은 역사적으로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는 인류의 값진 지적 자산(知的 資産)이다. 특히 고전은 인류의 노력으로 높은 수준의 지적(知的)‧정의적(情意的)‧심미적(審美的) 작용에 의한 것이어서, 그 가치가 한층 빛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날 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멀리 하는 경향이 있다. 흔히 고전하면 왠지 무미건조하고 난해하며 비현실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미디어의 범람과 정보의 홍수로 넘쳐 나고 있어, 이를 더 멀어지도록 하고 있다. 오죽하면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가 ‘고전은 누구나 그 가치를 인정하는 책이다. 하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책이다’라 하였겠는가.

사실 고전은 난해한 단어와 복잡한 내용이어서, 읽기에 너무 부담이 가기는 한다. 뿐만 아니라 살아가기도 바쁜 일상이어서 읽을 시간적 여유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고전을 너무 멀리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 하면 고전은 그 시대의 통찰을 오늘에 접목시켜 지혜를 찾아주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세상살이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려면, 고전과 같은 깊은 생각의 힘이 필요하다.

특히 오늘 날과 같이 인공지능(AI) 시대가 화두로 떠오를수록, 역설적으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探究)와 발현(發現)이 중요하다. 더구나 이 세상이 예측 할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되는 시대에는 미래의 환경에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해야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고전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고전을 어떠한 자세로 읽어야 될 것인가?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깊이 있게 읽으면서, 끊임없는 재해석과 비판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만 거기에 내재된 본질이 드러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공자(孔子)는 일찍이 그 시대 이전의 고전을 읽고 재해석하여 철학적 사상을 정립하였다. 한편 소설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누구나 한 번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제대로 읽은 사람이 없는 책’이라 하였다. 오늘 날 급속한 경제 발전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사조(思潮)는 결국 인간성이나 삶의 질의 실현 보다는 물질적 생산을 중시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결과 정신적 유대감이 허물어지고 인간미가 메말라져, 삶의 비인간화(非人間化)로, 인간이 물질문명에 예속되는 이른바 인간 소외(疏外) 현상이 초래되고 말았다. 우리는 결코 표피적(表皮的)이고 외재적(外在的) 가치로만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무릇 인간은 육체적‧정신적 존재이므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 삶의 궁극적 목적이다. 고전에서는 ‘인간은 무엇이며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하고 있다. 그 만큼 내면에는 수많은 선현(先賢)들의 고뇌와 성찰이 녹아 있는 것이다. 비록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깊이 있게 탐구하고 성찰하면서 고전을 읽어보자. 그러면 무언가를 깨달을 수가 있을 것이다. 부디 옛 것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온고지신 (溫古知新)의 자세로 고전의 이야기에 간절히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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