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친박·영남권 지지
오세훈, 수도권서 우위 전망
원내대표 경선 재현 관측에
차기 총선 공천 물갈이 우려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충청출신 정우택(청주 상당)·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당권 레이스는 결국 계파 간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13일 한국당에 따르면 당권 대진표는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의 3파전이지만,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가 두터운 황 후보와 비박·복당파인 오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김 후보는 '5·18 폄훼' 논란으로 당 윤리위에 넘겨져 최악의 경우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결정되면 당대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해 출발부터 흠집이 갔다.

이 때문에 이번 당대표 선출이 친박계가 물밑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나경원 의원과 비박·복당파의 대표주자로서 김학용 의원이 붙었던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경선 양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입당 직후부터 황 후보를 중심으로 친박계가 몰리고,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등 영남권을 황 후보가 접수한 것 아니냐는 징후가 곳곳에 포착된다.

황 후보는 앞으로 당이 주최하는 TV토론에 집중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실수에 따른 돌발 변수를 줄이고 현재 판세를 굳히기 위한 '안전 행보'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승부가 일방적인 '황교안 대세론'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차기 대권 잠룡군에 포함된 오 후보가 인물론에서 뒤지지 않고, 또 서울시장을 지냈을뿐 아니라 개혁보수 이미지를 구축해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에서 비교우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영남권에서는 뒤져도 수도권과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라는 얘기다.

오 후보와 같은 복당파에는 상대적으로 수도권의 당협위원장이 많이 포진한 데다,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도 비박계 당협위원장이 많이 늘어 이들이 친박계에 반기를 들고 결집력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특히 비박계가 구심점은 상실했지만, 원내대표에 이어 당권까지 친박계가 거머쥘 경우 차기 총선 공천에서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해 어떤 형태로든 연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친박계 대오는 "황 후보의 접견을 거부했다"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나오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부 친박계가 황 후보를 비토하고 '친박 신당'을 차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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