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천안=충청일보 박보성·김병한기자] 정부가 유관순 열사(1902. 12. 16.∼1920. 9. 28.)에게 국가 유공자 1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하기로 하자 충남도와 천안시, 정치권 등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2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하고 "정부의 결정은 조국의 독립, 자유와 평화, 인권과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국민적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유관순 열사 서훈 상향을 위한 국민 청원과 국회 특별법 제정 노력 등 사회 여러 분야의 국민적 열망을 반영해 유 열사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 서훈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유 열사의 서훈 상향을 위해 진행했던 100만인 서명 운동은 중단할 계획"이라며 "유 열사의 숭고한 정신이 세계평화 정신으로 승화되고 민족사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천안 을)도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새로운 100년의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박 의원은 "이는 단순히 유 열사 개인에 대해 합당한 예우를 하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이 앞으로 새로운 100년 동안 지향해야 할 가치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유 열사에 대한 건국헌장 1등급 추서가 저평가된 독립운동가의 공적을 새로 발굴하고 합당한 예우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영 천안시장도 "민족의 얼 유관순 열사의 서훈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1등급으로 격상된 것에 대해 70만 천안시민과 환영한다"며 "서훈상향을 계기로 유 열사의 발자취와 숭고한 뜻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구 시장은 이어 "선조들의 호국정신과 민족의 얼이 담긴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일에 우리 천안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유관순 열사는 1962년 독립운동가에 대한 서훈 때 5등급 가운데 3등급인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아 공적과 상징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포상 현황에 따르면 김구·안창호·안중근 등 30명이 대한민국장(1등급)이고, 신채호 등 93명은 대통령장(2등급)으로 분류돼 있으나 유 열사는 이들보다 낮은 단계인 독립장(3등급)에 포함돼 있다. 

충남도와 15개 시장·군수는 유 열사의 서훈 등급 상향을 위한 국민 청원을 시작으로 상훈법 개정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100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서훈 격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박 의원과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아산 갑)도 서훈 변경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하는 등 지역 정치권도 입법 활동으로 힘을 보탰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