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김병우 교육감 '비공개 회동 결과' 주목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명문고 설립·육성 방안을 두고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 기관 수장인 이시종 도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2일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이 지사와 김 교육감, 이숙애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이 청주 시내 모 식당에서 만찬 자리를 가졌다.

이날의 회동은 이숙애 위원장이 교육부 차관 면담(지난달 28일)에 앞서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 입장을 듣고 관계 해소를 위해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진바에 따르면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이날 만남에서 명문고 갈등 모습을 보이지 말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명문고 시각차는 양측 모두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자율형 사립고 설립 필요성을 설명했고 김 교육감은 미래형 학교 모델을 주장하는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한 것이다. 충북도는 'SKY 대' 진학률이 높은 고교를 염두에 두고 자율형 사립고의 설립과 함께 전국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신입생 지역 제한 폐지 등을 교육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반면 충북도교육청은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캠퍼스형 고교'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원대부설고 신축 이전 필요성에 대해서는 양측이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원대 부설고는 1990년 개교 당시 교사와 기숙사 등이 노후돼 신축이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명문고 육성 방안은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며 "이번 회동이 불필요하게 빚어진 갈등을 해소하는 데는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2009년 이후 전국적으로 43개 자사고가 설립됐는데 충북에는 1곳도 없는 실정"이라며 "도교육청과 함께 명문고 육성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충북도의회 교육위가 교육부를 찾았을 때 교육부 관계자는 도교육청(김병우 교육감) 의견에 부합하는 내용의 답변을 하면서 충북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1일 청주농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시종 도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합의하는 내용을 보고 명문고 문제를 검토해 보겠다"며 교육부 관계자와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마주앉은 자리에서도 이견을 보이면서 향후 명문고 설립·육성 문제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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