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무심천 발원지서
920여m 떨어진 야산서 발견
등산길과 엇갈렸을 가능성 둬
현재 충북대병원서 치료 중

▲  2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 충북대병원에서 실종 10일 만에 발견된 조은누리(14)양이 구급차에서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 연합뉴스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조은누리양(14)이 실종 열흘 만에 기적처럼 생환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충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조양은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쯤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에서 920여m 가량 떨어진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조양이 발견된 장소는 행정구역상 보은군 화인면 신문리 산 25번지로. 그가 가족 등 일행과 헤어진 지점에서 약 1.7㎞ 가량 벗어난 곳이다.

경찰은 조양이 등산길과 엇갈려 이동하다 길을 잃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신희웅 청주상당경찰서장은 "조양이 발견된 곳은 수색대가 7일 차부터 수색했던 곳"이라며 "조양이 하산하던 중 산속으로 들어갔고 거기서부터 길을 잃고 헤맨 것으로 추정한다. 조양이 발견된 지점은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고 산림도 우거져있기 때문에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말했다.
조양을 처음 발견한 것은 세종시에서 지원을 나온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 원사(진)와 군견(달관)이었다.

당시 바위 옆에 기대 웅크리고 있던 조양을 발견한 박 원사는 "조은누리니"라고 물었고, 그(조양)는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은 실종 당시 입었던 옷차림 그대로였고 팔과 다리 등에 찰과상이 있었으며 전신 쇄약, 탈수 증상 등을 보였으나 의식은 명료했었다고 박 원사는 말했다.

조양은 이후 현장에서 간단히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구급차 등으로 이송돼 현재 충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열흘간 먹지 못했던 것 치고는 조양의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

조양의 이송 직후 김존수 충북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조양은 탈수증상과 함께 팔과 다리 등에 찰과상과 멍이 발견됐지만 의식이 명료했고 열흘간 먹지 못했던 아이치고는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며 "외부에서 먹었던 물이 아무래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조양의 건강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김 교수는 4일 "조양은 평상 시 모습을 회복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장기간 피로로 인해 주로 수면을 취하는 중"이라며 "조양의 혈액·소변을 검사한 결과 탈수 증세, 신장 기능 등도 현재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건강상태를 지켜보고 다음 주 중에는 퇴원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양이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기다린 뒤 아동심리 전문가 등을 동반, 실종 열흘간의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충북청 관계자는 "조양의 회복이 최우선"이라며 "당분간 접촉을 자제하는 등 조양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양이 건강을 회복한 뒤 전문가와 함께 실종 경위와 그간의 이동경로 등을 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적장애 2급과 자폐증상을 앓고 있던 조양은 지난 달 23일 오전 10시 30분쯤 가족, 지인 등과 함께 여름 휴가차 인근 계곡을 찾아다가 실종됐다.

경찰은 실종 하루 뒤인 지난달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수색에 착수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단순 실종이 아닌 강력 범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을 진행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군부대 등은 그동안 연인원 5700여명과 구조견, 드론 등을 투입해 실종 추정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여왔다.

조양을 찾기 위해 충북도교육청과 청주시, 보은군 등은 물론 아동심리 분석가와 정신과 전문의 등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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