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4·15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이 '공천룰'을 공개하며 '총선 체제'로 접어들고 있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은 '물갈이'에 방점을 찍으며 '인적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이 여의도에서 불고 있는 '인적 쇄신 바람'이 충북에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의 기득권은 줄이고 여성·청년·정치신인의 참여는 늘리기로 했다. 현역 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를 평가해 하위 20%를 받은 자에 대한 감산을 10%(총점 기준)에서 20%로 확대키로 했고, 선출직 공직자가 중도 사퇴해 보궐선거를 치르는 경우의 감산점도 10%에서 25%로 높였다. 더욱이 5선 원혜영 의원과 3선 백재현 의원 등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중진 용퇴론'에 불을 댕겼다.

이 같은 민주당의 인적 쇄신에 충북지역 의원들도 예외일 수 없다. 5선에 도전하는 변재일·오제세 의원이 중심에 있다. 장관까지 역임하고 3선에 도전하는 도종환 의원 역시 '지역구 역할 부재'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재점화 됐음에도, 정작 지역구 국회의원인 도 의원은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에 한 마디도 못하고 있다. 변재일·오제세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세 명의 의원을 향한 '피로감, 지역구 역할 부재' 비판이 불거지는 이유다.

한국당은 내년 4·15 총선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 3분의 1을 공천에서 탈락시키기로 했다. 현재 한국당 현역 의원은 총 108명(지역구 91명·비례대표 17명)이다. 이 중 지역구 의원들을 상대로 3분의 1 컷오프 룰을 적용하면 최소 31명이 경선에서부터 아예 배제되는 셈이다. 특히 자녀나 친인척이 연루된 입시·채용 비리 등을 '조국형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해당될 경우 공천에서 배제키로  했다. 이처럼 예상보다 강하게 불어온 인적 쇄신 바람에 현역 의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충북에는 원내대표를 지내고 5선에 도전하는 정우택 의원과 3선에 도전하는 박덕흠, 이종배 의원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당 후보들은 물론 같은 당 출발 예정자도 청주 상당에 도전하는 정 의원을 향해 '피로감·험지 출마론'에 이은 '용퇴론'을 주장하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물론 정 의원은 이 같은 요구와 지적을 일축하고 있다. 박덕흠, 이종배 의원은 국회선진화법 위반 수사 대상에 올라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20대 국회는 최악의 '식물 국회'란 비아냥을 듣고 있다. 여야는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통한 물갈이로 21대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역대 총선에선 현역 의원 교체율이 높았던 정당이 승리했다. 실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현역 의원 교체율 33.3%로 승리하며 제1당이 됐다. 반면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으로 잡음을 일으킨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현역 의원 교체율이 23.8%에 그치며 결국 패배했다. 이에 앞서 19대 총선에선 현역 의원 교체율이 높았던 새누리당(47.1%)이 민주통합당(37.1%)에 승리했다. '바꿔야 이긴다'는 선거에서의 불문율에 따라 정치권의 강력한 '인적 쇄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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