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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정부와 작은 정부<충청컬럼> 이하형 대덕대학 교수
이하형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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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7.09  20: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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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행정 부처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조직 확대에 여념이 없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정책국과 안전관리관실을 통합해 해양정책본부로 조직을 이미 확대 개편했고, 건설교통부는 3국 17팀으로 확대되며, 통일부는 1개 팀이 늘어나고, 보건복지부는 2국 6팀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인적자원정책본부를 발족시키면서 3국 8팀으로 늘어날 계획이며, 노동부는 명칭을 `고용노동부`로 바꾸면서 고용분야 1개국을 신설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본부 2팀과 분쟁조정을 담당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신설을 추진 중이며, 기타 부처들도 조직 확대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조직 확대에 따른 공무원 수의 증가는 역대 정부들의 공통된 특징이지만, 최고위직의 증가는 현 정부에서 더더욱 두드러진다. 33개였던 장관급은 40개로 늘었고 차관급은 73개에서 96개로 늘어 고위직이 평균 28% 이상 증가한 현상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하후상박이 아닌 상후하박의 조직 확대라는 기현상에 대해 국민들은 차치하더라도 공무원들 스스로 공감하기 어려움은 물론, 누구를 위한 조직 확대인가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각 부처들이 왜 지속적으로 몸짓 불리기를 하는 것일까? 공무원 수의 증가가 업무의 경중이나 유무에 관계없이 일정 비율로 증가한다는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 확대의 원인에 대한 궁금증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모든 조직들은 업무에 비해 인원이 항상 부족하다고 하며 인원충원을 요구한다. 업무가 많아질 때(실제로 업무가 과다한지는 외부에서는 알 수 없다) 다소 업무가 적은 동료들이나 다른 부서의 지원을 받기 보다는, 그를 보조해 줄 부하나 동료를 충원 받으려는 부하배증의 법칙이 조직을 지배한다.

그리고 인원이 늘어나면 본질적 업무와 큰 관계가 없는 지시, 보고, 승인, 감독 등의 파생적 업무가 창출되는 업무배증의 현상이 나타난다.

부하배증은 업무배증을 낳고 이는 다시 부하배증을 낳는 악순환을 통해 조직의 규모는 계속 확대되며, 파생적 업무가 본래의 주된 업무를 압도하는 목표의 전환(도치) 현상이 발생하여 조직 효율성이 감소한다.

또한 늘어난 자리에 따른 승진 가능성의 증가와 이에 따른 조직 힘의 증가는 각 부처들이 겉으로 내세울 수 없는 조직 확대의 숨은 이유이기도 하다.

각 부처들은 조직 확대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많아진 일을 감당할 수 없어서 또는 일을 더 하기 위해 조직 확대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그 정당성을 입증하기 어렵다. 물론 사회적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요 분야는 정확한 업무분장을 통해 적합한 조직으로 확대 개편될 필요성이 있지만, 그 타당성이 적은 분야까지 조직 확대에 무임승차하려는 경향은 전체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정부 실패를 초래할 것이다.

공무원 수가 증가하면 그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와 업무가 일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많으며, 이는 곧 국민을 도와주는 정부가 아닌 국민을 간섭하는 정부가 되어 정부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민관간의 갈등이 증폭될 것이다.

정부 규모를 줄여 경쟁력을 높이려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큰 정부로의 이행은 개혁의 선봉에 서야할 정부가 정부개혁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업무가 많아져도 오히려 조직의 슬림화와 평면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의 규모를 축소하여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는 민간 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작은 정부를 통한 정부 경쟁력 강화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또한 조직 확대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에서 출발한 행정조직개편만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이하형 대덕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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