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팬데믹'에 이어 이번엔 '인포데믹'이라는 말이 세간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팬데믹은 익히 알려진 대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경보의 최고 등급인 6단계에 해당된다.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데 이를 충족시키려면 감염병이 특정 권역 창궐을 넘어 2개 대륙 이상으로 확산돼야 한다.

각설하고,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전염병을 뜻하는 에피데믹(epidemic)의 합성어인 인포데믹은 잘못된 정보가 널리 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 발생한 경기 성남의 '은혜의 강 교회'에서 비롯됐다.

이 교회가 소독을 위해서라며 예배 참석자의 입에 일일이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지난 16일 "이달 1일과 8일 이 교회의 예배 CCTV를 확인한 결과, 교회 측이 두 날 모두 예배당 입구에서 예배를 보러온 사람들 입에 분무기를 이용해 소금물을 뿌린 것을 확인했다"며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잘못된 정보에 근거, 감염병 대처를 함으로써 감염이 더욱 확산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 교회 신도인 서울 광진구 확진자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리는 것이 확인됐고, 이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은 채 다른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계속 뿌리는 모습도 확인돼 확진자가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소금물로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면 작금의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음에도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어 실천에까지 옮겼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게다가 헛수고에 그쳤으면 다행인데 그 행동이 실제로 피해를 크게 키웠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니 헛웃음이 나온다.

실제 '소독'이라는 교회의 의도완 정반대로 17일 현재 신자 5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개척교회의 전체 신자가 140여 명이고 그 중 예배에 참석한 신자는 100여 명이라고 하니 대단한 확진율이다.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 양상을 타고 파생하는 정치·경제·사회적 영향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전 세계를 휘감고 있으니 관련 정보의 넘쳐남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온라인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문제는 여기에 괴담, 가짜 뉴스, 비과학적 의학 지식, 혐오와 배타를 부추기는 허위 정보, 다분히 정파적인 주장까지 온갖 '불순물'이 뒤섞여 있다는 점이다.

인포데믹의 해악은 퍼지고 있는 전염병 그 자체 못지 않게 심각하다.

은혜의 강 교회 사례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인포데믹이 공포와 불확실성을 먹고 자라는 만큼, 공동체의 신뢰 지수가 높아지면 그 생명력을 끊어낼 수 있다.

해외에서는 방역 당국의 노력 덕분에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투명성의 효용성이 입증됐으며 한국의 대처가 모범 사례라는 평가가 연일 나오고 있는데 정작 한국인들은 자기 나라를 안 믿으니 씁쓸하기만 하다.

정부는 관련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전달하는 한편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정보 확산 방안을 검토해달라.

더불어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넘어서는 악성 루머나 가짜 뉴스에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