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지났음에도 장마때 보다 더 많은 비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때아닌, 그리고 장기간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하천이 범람해 도로가 유실되면서 주민이나 피서객들이 고립되는가 하면 강풍에 농작물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말 그대로 게릴라성 비 인지라 사전예보의 부실함을 책망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방재당국이나 지방자치단체도 예상못한 비바람의 피해에 무방비 상태임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다.

하기야 게릴라처럼 여기서 불쑥, 저기서 불쑥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지고 마른 하늘에서는 날벼락까지 내려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판이니 완벽하게 대비를 요구하는것이 무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는 평소에 꾸준히 이뤄져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최근들어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장마철에 맞춰 비피해에 대비하고, 겨울에 폭설대비를 하는 식의 방재는 이제 소용이 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장마이후 2주 가까이나 국지성 집중호우가 계속 되는데 대해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든 기단에 의한 대기의 불안정에서 원인을 찾고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한 현상이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을 갖게한다. 이런 현상이 비단 우리 한반도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네팔 등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6월이후 계속된 폭우로 사망자만 2000명을 넘었으며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미국 동부지역은 기록적인 폭염과 폭풍.홍수로 일부 도시에서 지하철이 마비되고 수십채의 가옥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북한에서도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전세계가 기상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오는 2009년부터는 온난화 현상이 더욱 심화돼 2014년까지 5년 가운데 절반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기상이변이 남의 일만이 아니며 우리에게도 현실로 닥아오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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