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3월 23일

강영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계 원로 26명이 그제 대통령 후보가 갖춰야 할 10대 덕목을 발표했다.

이들은 앞으로 10대 덕목을 고루 갖춘 후보가 누구인지 검증 작업을 할 계획이다. 후보 중에 덕목을 갖춘 인물이 없으면 자체적으로 적합한 인물을 찾아 발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한다.

후보자 개개인의 면모를 제대로 알아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한 검증이라면 환영할 일이다.

내년 11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 미국에서도 벌써부터 후보자검증이 활발하다. 민주당에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현재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주요 대상이다.

오바마 의원의 경우 언론에서 집요하게 과거를 파헤치자 19년 동안 내지 않았던 주차위반 범칙금·과태료, 미납 자동차세 등을 자진 납부했다고 한다.

힐러리 의원은 재산 신고시 가족의 자선재단과 관련된 사항을 빠뜨린 사실이 공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2번 이혼하고 3번 결혼한 사실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오는 4월 22일 1차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에서도 역시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은 엄격하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와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은 탈세 의혹이 언론에 보도돼 해명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프랑스민주동맹의 프랑수아 바이루도 언론의 검증 예고를 받은 상태다.

이렇듯 어느 나라고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은 가혹하리만큼 철저하다. 한 나라에서 대통령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그 이유는 자명하다.

대통령은 나라가 발전하느냐 퇴보하느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한번 잘못 뽑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

얼마 전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재판 당시 위증교사 및 대가성 금품제공 의혹이 나왔다.

앞으로 이 전 시장 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에 대한 검증도 다각도로 이뤄질 것이다. 지나치게 네가티브로만 흐르지 않는다면 검증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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