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충청북도물리치료사협회 사업부회장

언제나 그렇듯 새 학기를 준비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나는 주말에도 종종 연구실에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러다 머리를 식힐 요량으로 캠퍼스를 산책하기도 하는데 요즘은 부쩍 오후의 따스한 햇살과 마주치는 날이 많아짐을 느낀다. 어쩌면 우리 삶의 여정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대표적인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러한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봄의 설레임은 더욱 더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 같다. 아마도 아무것도 살아 남지 못할 것 같은 매서운 추운 겨울을 지나 새로이 들과 산천에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새로운 희망의 기운이 찾아옴을 애써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 이것이 어떤 기쁨과도 비교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때문에 생명에 대한 필요성은 오랜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도 결코 거스를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며, 현대사회에서는 경제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더욱 더 주목해야할 과제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대한민국은 약 30년 전부터 출산에 대한 공론화가 시작되었고 지금은 그 관심이 점차 높아져 우려로 바뀌었고 그 우려는 저출산 아니 초 저출산이라는 현실이 되어 대한민국의 사회적 문제가 된지 오래이다. 때문에 이러한 인구의 마이너스 성장은 대한민국의 난제중에 난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속적인 대책을 마련해오고자 노력해왔다. 이러한 고심은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하기에 이르렀고 다양한 측면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로 인한 대책으로 발표된 ‘제 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앞서 연재된 두 번의 칼럼에서 문제점을 언급한 것 외에도 미흡한 정책과 행정에 대한 지적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총 사업비 46조 6,846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저출산 사업예산에는 이러한 사업도 있다. 해마다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생기는 경기도 부천시에는 웹툰융합센터 가 건립되고 있다. 이 센터 건립 예산도 청년창업지원이라는 명목 아래 저출산 예산 46조에 포함되어 있다. 경기도 성남에 잡월드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업체험과 탐색에 기회를 주기 위해 설립된 국립종합직업 체험관이다. 추가로 숙련기술체험관도 들어섰다. 전통기술을 시연해 볼 수도 있고 스마트형 공장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이 역시 미래 역량 개발을 위한 학습활동 기반조성이라는 저출산 예산에 포함되어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관광활성화 기반 구축(관광두레 조성) 125억원 △에코스타트업지원에 112억원 △게임산업 육성에 78억원 △해양산업인큐베이팅 지원에 25억원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배치에 40억원 △ 주민 참여 지역문제 해결 확산(청년 자립,활력지원)에 71억원 △청소년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및 해소 사업에 19억원으로 온갖 사업이 저출산 예산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게 된 독자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각 부처에서 나름대로 만들어 낸 예산들이 모여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통해서 일종의 부풀리기로 저출산 예산은 46조에 달하는 것은 아닌지? 정말 우려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뭐라 해도 지금 대한민국은 대선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국민을 위한 후보를 자처하는 대선 후보들이 이러한 정책의 계획과 실행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새 생명의 기쁨을 모두가 맞이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기초를 마련해 주기를 그리하여 우리 모두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꿀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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