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용담저수지서 멸종 공어 다시 발견

지난해 8·19 폭우로 제천읍 모산리 義林(의림)지 둑이 무너지므로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제천의 명물 한대어 공어가 의림지 북쪽 2㎞ 지점인 용담저수지에서 다시 발견돼 이 지방민들의 환호성을 받고 있다.

지금껏 우리나라에서도 이곳 義林지를 빼놓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대어 공어가 서식하고 있어 제천의 자랑이기도 한 이 공어의 크기는 5~8㎝이며 상추나 쑥갓에 사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별미인데 어체가 투명하여 무골무장하다 해서 공어라고 붙여졌다고.

일본 북해도가 원산지로 알려지고 있으며 정문기 박사 학설에 따르면 학명이 HYTOMEUS·OEIDEUS이며 이조 정조 때 서유거의 임원경제지에는 눈과 어름이 있을 때 물 밖으로 나온다 하여 빙어라고 기록돼 있는데 지금 발견된 공어는 지난해 초봄 토지 개량 조합측이 용담 저수지에 옮겼다는 것.

<8576호·1973년 1월 7일자 3면>

 

겨울철 얼음낚시를 해 본 사람들은 다 안다. 빙어가 얼마나 맛있는지를.

친구들끼리, 연인들끼리, 혹은 가족 단위로 겨울 한파에 꽁꽁 언 저수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다보면 시간이 어느새 훅, 지나간다.

갓 잡아올려 파닥거리는 싱싱한 빙어를 초장에 찍어 회로 먹는 것도 일품이고, 튀김가루 입혀 기름에 튀겨 먹는 것도 별미다. 생김새가 멸치와 피라미 중간쯤이라고 보면 될까.

초등학생 때 사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니들 중에 의림지 공어 먹어 본 녀석 있어?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그만큼 맛있다는 얘긴데, 먹어본 놈들이 한 명도 없으니 다들 입맛만 쩝쩝 다시며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을 수밖에.

기사는 1972년 8월 19일 일어난 폭우로 제천 의림지 둑이 무너졌고, 그래서 공어가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용담저수지에서 다시 발견됐다고 적고 있다. 그만큼 세간의 관심을 끄는 귀한 어종이었다. 지금이야 웬만한 저수지나 호수에 서식하고 있지만.

빙어(氷魚)는 민물멸치, 공어(公魚)로 불린다. 크기는10∼15㎝, 안동댐, 운암 저수지, 제천 의림지, 대청호, 소양호, 춘천호, 의암호, 아산호 등지에서 서식하고 있다. 일본, 러시아, 알라스카 등지에도 나타나곤 한다.

하절기에는 저수지의 깊은 곳에서 서식하다가, 산란기가 되면 얕은 개울로 이동한다. 먹이는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깔다구 유충 등을 먹는다.

1925년 이후 수산진흥원에서는 함경남도 용흥강에서 채란한 빙어를 제천 의림지 등 전국 주요 저수지에 이식한 후, 지금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함경도의 정평도호부(定平都護府)와 고원군(高原郡)의 토산에 과어(瓜魚)라는 것이 실려 있고, 그 뒤에 편찬된 여러 문헌에도 과어가 더러 보이는데, 이것이 빙어류에 속하는 물고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나라 동해안 북부에 분포하는 바다빙어는 몸에서 오이와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 이 때문에 오이 과(瓜)자를 붙여 ‘과어’라고 불렀던 듯싶다. ‘오주연문장전산고’에도 과어는 그 맛이 오이와 같으므로 그렇게 명명했다고 한다. /김명기 편집인·논설위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