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과 전면 개편

文敎部(문교부)22() 國民敎育憲章(국민교육헌장)理念(이념) 具現(구현)()中學校(중학교) 敎科課程(교육과정) 試案(시안)을 마련, 發表(발표)했다.

各界(각계)輿論(여론)參考(참고)하여 6月中(월중)確定(확정)될 이 새로운 敎育課程에 따라 ·女中學校(·여중학교)各種(각종) 敎科書(교과서)來年(내년)부터 道德(도덕國語(국어技術(기술社會(사회國史(국사) 등의 順序(순서)全面(전면) 改編(개편)된다.

새로 마련된 中學 교과과정의 주요 내용은 國史科目(국가과목)獨立(독립) 新設(신설)하고 종래 비정규 교과목이었던 反共(반공道德生活(도덕생활)道德교과목으로 正式(정식) 新設했으며 必需科目(필수과목)인 여자기술을 가정으로 선택과목인 가정을 家事(가사)各各 科目 名稱(명칭)을 바꾸었다.

또 교과목 시간 배당을 변경, 道德各 學年(학년) 2時間(시간)國語5시간씩 體育(체육)3時間씩으로 各各 固定(고정)시키고 1學年境遇(경우)科目당 시간 배당을 모두 固定시켰다.

그리고 外國語(외국어)의 치중 경향을 시정하기 위해 1學年現行(현행) 時間 배당 3내지 5시간에서 4시간으로 고정시켰고 2學年의 경우 3~5시간에서 3~4시간으로 3學年2~5시간에서 2~4시간으로 各各 배당 상한시간을 1시간씩 줄였다.(하략) <8691·1973523일자 3>

 

군대에 입대해 신병이 되면 외워야 할 게 너무나 많다. 손바닥 만한 수첩에 빼곡이 적인 것들을 죄다 외워야 하는데, 거기엔 복무신조등 자질구레한 것들이 여러 개 있었다.

사단장부터 바로 윗 고참까지 관등성명을 외워야 하고, 군번, 총기번호, 무기 제원 등을 까먹기라도 하면 저녁 점호 뒤 집합이 걸렸다. 군대 뭐 같다고, 군대라서 그렇다고 위안을 삼곤 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런 외우기의 시발점은 초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가장 고약했던 건 이거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국민교육헌장 머릿글이다.

뭐가 그리도 긴 지, 그럼에도 초등학교 2학년 어린아이들에게 그걸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죄다 외우라고 선생님들이 시켰으니. 하긴 그분들이 뭔 죄가 있으랴, 그 위의 교감, 교장, 교육감, 더 올라가 문교부 장관으로부터 하달받은 명령이었을 테니. 아니지, 그건 제일 꼭대기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내려온 암기 미션이었을 터였다. 내용은 봐줄만한 외피를 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았다. 독재의 공고화를 위한 일종의 경전이었으니.

국민교육헌장은 박정희 정권이 국가주의적·전체주의적 교육 이념을 담은 헌장이었다. 1968125일 공포됐는데, 반공과 민족중흥이라는 집권세력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사회적 이상으로 삼고 그 실현을 국민교육의 지표로 삼은 국민교육헌장은 선포 당시부터 정치적 논란을 빚었다. 1960년대말에서 1990년초에 초·중등교육을 받은 한국인들은 헌장 내용을 달달 외워야 했다. 그러다 결국 이 헌장은 1993년 초등학교 교과서와 정부 공식행사에서 사라졌다. /김명기 편집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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