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 출현 음성 원남 주민 공포

음성군 원남면 하로리 가곡마을에 밤마다 5일째나 표범(일명 개호주)이 내려와 개 2마리를 물어 죽여놓고 4마리를 잡아간 사실이 밝혀져 이 부락 2백여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28일 도경에 들어온 보고에 따르면 지난 새벽 5시께 이 마을에 사는 ()봉원(38)씨 집에서 키우는 개 1마리를 비롯, 이웃집 ()모씨집 개 등 2마리가 목덜미 등에 심한 상처를 입고 죽어 쓰러져 있었을 뿐아니라 지난 20일부터 24일 사이 동리 개 4마리가 밤 사이에 행방불명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절도범들이 저지른 소행이 아닌가 보았으나 24일 이웃마을인 원남면 상당리에 사는 문배씨의 부인 규순 여인이 산나물을 캐러 갔다가 하로() 뒷산, 속칭 두리봉동굴에서 표범을 보았을 뿐아니라 하로에 사는 모씨 등 수명의 부락사람들이 밤마다 짐승이 우는 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밝혀 표범 출현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28일 밤부터 3명의 경찰관을 이 마을에 잠복시켜 현장을 살피고 있다.

<8696·1973529일자 3>

 

기사의 내용을 보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다.

다수의 동네 주민들이 표범을 보았다고 증언하고 있으나, 진위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호랑이와 표범이 한국에서 사라지게 된 건 일제시대 때였다.

일제강점기에 유해조수 제거를 구실로 한 일본의 무자비한 사냥으로 개체수가 급감하게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잡힌 기록에는 624마리로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 천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보인다. 해방이 지난 뒤에는 서식지가 줄어들었고 여기에 한국전쟁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국 표범, 또는 조선표범은 학명으로 아무르표범(Amur leopard·Panthera pardus orientalis)으로 불린다.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멸종위기 1으로 지정됐다.

한반도, 러시아, 만주를 비롯한 극동지역에 한때 널리 분포했던 종이나, 지금은 서식지가 협소하게 줄어들었다.

한국표범은 몸통 길이 156~192.5cm, 꼬리 70~83cm, 7~9.7cm, 뒷발 20.5~ 9.1cm 정도이다. 대개 고산 지대의 산림 속에서 살며 높지 않은 바위 산에서는 바위 굴에서 산다.

고양이처럼 민첩하고 나무를 잘 탄다. 한반도의 혹독한 추위에 잘 적응했으며, 사람을 잘 공격하지 않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호랑이와 함께 범으로 불렸으며, 표범만을 따로 일컫는 말로는 돈점박이’, ‘돈범’, ‘매화범’, ‘표범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1962년 합천군 오도산에서 포획된 이후 목격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포획된 개체는 창경원에서 살다 1973년에 죽었다. 그럼에도 이후 매년 강원도와 경상도 일대에서 목격담이 들리고 있다. 북한에서는 1999년 개마고원 지역과 2003~2004년 함경남도 영광군 천불산에서 서식이 확인된 바 있다.

2016년 한국 표범의 게놈지도가 세계 최초로 완성됐다./김명기 편집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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