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속여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 소비자들이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한·미간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추가 협상이 진행중이고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러한 일이 일어나 충격이 크다.
육류처럼 육안으로 원산지를 알기 어려운 제품의 경우 식별은 거의 불가능하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는 것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대형업체인 홈에버 인천시 구월점 식품 매장을 단속한 결과 입점해있는 협력업체인 '새아침'이 지난해 10월 검역이 중단되기 전에 들여온 미국산 쇠고기 60㎏ 가운데 10㎏ 정도를 해동, 불고기용으로 양념한 뒤 '호주산' 바코드를 붙여 판매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쇠고기는 단속이 소홀한 주말을 틈타 판매됐다. 이처럼 협력업체가 허위표시된 쇠고기를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홈에버의 식품 원산지 표시 관리에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홈에버에서는 규정상 협력업체가 납품하는 식품의 원산지가 바뀌면 사전에 홈에버 측에 알리고 바뀐 원산지가 반영된 새 바코드를 부여받은 뒤 이를 부착해 매장에서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 측에서 이를 어기면 손을 쓸 방법이 없다. 홈에버와 같은 대형 업체에서 이 같은 일이 생겼다면 앞으로 소규모 유통 업체나 일선 식당 등에서 원산지 표시가 바뀌는 사례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원산지를 속이는 것은 손쉬운데다 특히 고기를 양념한다든가 끓인 상태가 되면 전문가들도 구분하기 어렵다. 광우병 불안에다 원산지에 따라 가격차가 심하니 이 같은 유혹에 넘어가기 쉬울 것이다.
정부는 최근 원산지 표시 단속반을 확대해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체들도 자율적으로 관리를 강화해서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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