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방송은 우리에게 뉴스, 생활정보, 교양, 오락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라디오를 많이 듣는 필자도 때로 텔레비전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매주 일요일오후 방송되는 '강연100°C'는 인생의 끓는점까지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투박하지만 진솔한 삶의 이야기이기에, 많은 감동과 교훈을 준다. 특히, 지난 일요일 방영된 '강연100℃'는 감명 깊었다.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의 약자에 대한 강연을 통해 많은 것을 새롭게 알고, 감동과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범죄심리분석관으로 활동했고 국내 대표 프로파일러인 표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고 정의에 대한 열의가 강해서 '셜록홈즈', '홍길동' 등을 동경하며 탐정을 꿈꿨다고 한다. 경찰대를 졸업하고 범죄수사기법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다녀온 후, 경찰대학교의 교수로 10여 년간 재직하며 범죄심리학자로서 활약했다. 현재는 교수직을 사퇴하고 범죄심리 연구· 분석을 하는 전문가 및 강연과 저술활동 등으로 다방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분 강연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최근, 갖가지 갑질 사례들이 많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일부 대학교수와 직장 상사들의 파렴치한 행동,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땅콩회항 사건 등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는데, 저명한 프로파일러로 공헌해온 분의 '우리도 약자가 될 수 있다'라는 강연을 듣고, 평소에 피상적으로 알았던 '약자를 괴롭히는 이유' 그리고 '왜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해야 하는가?'를 거듭 생각해보고 공감했다.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험악하고 약자들이 보호받지 못할까? 그 원인은 범죄자 대부분이 아동학대를 당하며 자랐고,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받지 못했으며, 피해자가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골라 공격하는 가해자로 바뀌기 때문이라니 자칫 간과(看過)하기 쉬운 유아기 및 아동기의 영향이 무척 크다는 것도 알았다.
 

약자를 괴롭히는 이유는 분노의 감정 표출이고, 그 뿌리는 과거에 당했던 아픔을 복수하고 보복하려 쏟아내는 것이다. 자기 안에 숨어있는 약자의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는 두려움의 투사(投射)이고, 시집살이를 한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돼 답습하고, 군대나 직장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는 학습효과가 있다. 약자를 보호·배려해야 하는 이유는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가 아니고 인간이기 때문이고, 약자는 상대적이고 누구나 때에 따라 약자로 될 수 있고, 잘못을 저지르면 불안하고 불행해지니 함께 잘 살아야 행복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웃사랑과 인간성(humanity) 회복이 절실하고,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 정책, 문화와 관행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도록 만들어야 하며, 또 약자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은 어려우니, 내 것을 지키고 가지면서도 힘이 되는 말 한마디, 눈빛 한 번, 작은 배려와 사랑을 베풀어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다.

/김진웅 수필가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