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항공정비사업)업체 유치를 놓고 충북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어렵사리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의 동의를 얻어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다 싶더니 MRO선도기업 중의 하나인 KAI가 돌연 경남 사천행을 택하는 바람에 이러다간 MRO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KAI를 경남 사천에 눌러 앉힌 장본인이 여권의 실세라고 하는 홍준표 경남지사로 알려지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아직 정부에서는 MRO사업 기본 구상을 발표조차 하지 않았는데도 지레 겁부터 잔뜩 먹은 셈이다. 사안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도 문제지만 충북처럼 지나치게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도 문제다. 물론 KAI가 MRO선도기업중 하나인 것인 분명하다. 하지만 KAI말고도 MRO선도기업은 여러곳이 된다. 국내에서는 아시아나가 있고 외국계 업체로는 프랑스의 사프란사가 있다. KAI가 아니더라도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기업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KAI가 충북도민들에게는 MRO의 유일한 기업인양 인식됐고, 심지어는 '신주단지'처럼 비쳐지고 있다. 왜 이런 오해가 불거진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좀 더 실체적 사실에 대한 충북도의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용어조차 낯설은 MRO사업에 대해 도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지금은 KAI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기에 앞서 아시아나 유치와 1월에 발표예정인 국토부의 MRO조성사업 방향이 충북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도록 도민적 역량을 모아야 할때다. 장밋빛 충북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MRO사업을 다른 지역에 빼앗겨서야 되겠는가. MRO 유치는 충북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MRO사업 유치를 위해 충북도와 여야 정치권은 물론 160만 도민이 한마음이 돼 또한번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

과거 모두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오송분기역 유치를 이끌어 냈던 충북의 위대한 힘을 다시한번 만방에 과시할때다. 마지막으로 노파심에서 하고 싶은 말은 국토부의 MRO조성사업이 정치논리에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과거 국책사업 선정과정에서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에 좌지우지 되는 바람에 용두사미로 전락하는 경우가 왕왕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그런 우(愚)를 저지르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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