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미디어 기술의 혜택으로 세상의 온갖 뉴스거리들이 속속 손안으로 침입한다.
 

어떤 뉴스거리는 차라리 안보는 게 나았을 처참한 사건이라,
 

미디어 기술혜택으로 이런 끔찍한 장면도 확인해야 하는 것인가 할 정도로 절망감으로 사로잡힐 때가 있다.
 

IS인지 뭐 이상한 테러 단체가 저지르고 있는 나쁜 소식들이 수시로 전달된다.
 

얼마전에는 요르단 전투 비행사를 철창에 가두어 놓고 화형시켰다는 끔찍한 참수영상장면이 SNS를 통해 손안으로 불쑥 들어온다.
 

철창에 갖힌 요르단 비행사에게 가해진 화형장면은 실로 두 눈으로 보고 있기가 몸서리쳐지는 지옥의 단말마였는데, 분명 어떤 악마같은 존재가 저지르고 있는 것이 틀림없으며 현실이 아니라 무슨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몇 번을 되뇌인다.
 

이 무서운 영상이 머릿속 구석에 남아 시시각각 분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곧이어 후속타로 이 사건을 저지른 일당들이 미군의 야간 소탕작전에 걸려들어 기관총과 포탄에 찢겨져 나가는 생생한 장면이 SNS를 통해 또 전달된다.
 

이 영상은 야간에도 투시하여 볼 수 있는 열상 추적장비로 움직이는 인간과 동물은 모조리 추적되는데, 목표물을 조준하고 타격하는데 마치 컴퓨터 게임 하듯이 대낮 같고 쉬워 보인다.
 

영상속의 공격자는 어디 무슨 지휘부와 교신하는지 연신 영상정보를 주고 받다가 목표물을 향해 기관총과 포탄을 정확하게 퍼붓는다.
 

쫒기는 목표물들은 이미 인간이 아니라 제거되어야 될 하나의 몹쓸 해충이거나 독충들이다.
 

기관총 소리와 폭탄의 화염이 한차례 쓸고 지나가면 목표물들은 이미 움직임이 없다.
 

산악인 듯한 어두운 밤에 움직이던 목표물들은 최신형 장비로 무장된 공격자들에게는 이미 독안에 든 쥐새끼요 뛰어봐야 손톱 아래 벼룩이다 아니 독충들이다.
 

이후 전달된 소식에 의하면 50여명의 IS대원들이 섬멸되었다는데, 이 영상만 보더라도 순식간에 10~20여명은 제압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 엄청난 첨단 무기의 성능에 또 한번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죽음으로 벌받아 마땅해 보이는 해충같은 테러리스트들의 말로를 생생한 동영상으로 확인하는 순간, 다른 한편으로는 한 생명들이 부서져가는 생생한 영상장면이 손안으로 불쑥 들어오는 생경한 느낌은 몸서리쳐지고 여간 거북하지가 않다.
 

일찍이 미디어로 이루어지는 지구촌 세상을 설파한 마샬 맥루한(Marsall Mcluhan)의 혜안은 가감없이 불쑥불쑥 들어오는 걸러지지 않은 끔찍한 뉴스들로 인해 수반하는 고통까지도 예견하고 있었을까.
 

한 미치광이 테러 집단이 벌이는 끔찍한 전쟁아닌 살상행위를 밥먹듯이 벌이고 있는 저들은 아직은 생각없는 해충이나 독충으로 밖에 달리 해석할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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