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길 민주평통 충북지역회의 부의장]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코끝으로 불어온다. '가을이 오는가 보다'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추석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했다.

명절이 다가오니 모두들 고향으로 향할 생각에 들뜨기도 하고 가족들과의 연휴에 설레는 마음일 것이다.

이렇듯 흥겨운 때에 고향으로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보고 싶은 가족들 생각에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북한을 이탈해 남으로 정착한 새터민들이 그들이다. 그네들이 당연하게 마음에 짠하게 와 닿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우리가 이루고 싶은 통일은 누구를 위해서, 어떤 이익을 가지고 왜, 어떻게 이뤄야 하는지 모든 것을 되돌아보듯 통일 준비의 모든 것과 우리 한반도 8000만 국민들이 가는 길을 생각해 봐야겠다.

지난달 북한의 지뢰 및 포격 도발로 최고조에 이르렀던 한반도 긴장 상황이 43시간의 비교적 짧은 고위급 협상으로 북측의 '지뢰 폭발 유감 표명'과 남측의 '확성기 방송 중단'을 핵심으로 하는 6개 항의 남북 공동보도문으로 종결됐다.

이번 '8·25 남북고위급합의'를 보면 도달한 합의점에 미흡하고 아쉬운 점이 다소 있었지만 남북의 치닿는 파국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틀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고 보인다.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은 올 2015년에는 통일의 원년을 맞이하는 것이 소원일 만큼 그 무엇이 간절했던 필자였다. 아직도 기다려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는 듯해 조금은 답답해진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막강한 대한민국의 건설을 위해서는 '통일'이 유일한 해답이 건만, 아직 해결해야 할 것도, 기다려야 할 것도 많은 현실을 외면한 채 감성적으로만 기다리고 대처할 수는 없다는 것을 조금 더 아프게 깨달았다. 필자가 바라는 통일은 남북한 8천만 국민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평화가 가득한 통일이다.

"비겁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고 하지 않던가 말이다. 전쟁과 승리로 얼룩진 통일은 더 이상 우리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백전백승의 승자와 패자로 갈리는 것은 더 이상 우리의 운명이 아니길 바란다. 남과 북은 한민족이고 형제다. 우리의 이웃으로 살고 있는 새터민들의 가족이고 부모인 것이다. 국가 차원의 목전 이익을 좇기보다는 온 국민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듯이, 멀리서 숲을 보며 그려나가듯이 부전이승 전략의 꼼꼼한 대책이 최선이라 여겨진다.

통일은 지난한 과정으로 비전과 목표는 거대하게 지켜낼 것이다. 실천은 이제 우리들의 몫이다. 작고 실천 가능한 일부터 점진적이고 진실되게 이뤄져 나가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미래가 아직은 우리의 비전에 달려 있음은 분명해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온 국민의 일치된 의지와 국가와 국민의 합심된 마음과 지혜로 더 늦기 전에 새 역사를 서둘러 열어가길 고대하는 바다.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괜찮은지,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지, 소통하고 있는지, 실천하고 있는지,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둔 우리의 이웃들 모습은 어떠한지…

8000만 모두가  한마음이길 둥근 보름달에 빌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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