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갑 교육·문화부장]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 선수들의 축제인 전국체육대회가 오는 16일 강원도에서 개막, 일주일 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올해 96회째인 전국체전은 지난 1920년 7월 13일 조선체육회가 창설된 뒤 그해 11월 배재고등보통학교(지금의 배재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실시된 1회 조선야구대회가 그 기원이다. 참가 팀은 학생단 5개 팀과 실업단 5개 팀으로, 모두 서울 소재 팀이었다. 오늘날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체육 인프라 확충에 워낙 많은 예산이 소요되다 보니 충북을 비롯한 전국 각 자치단체들은 십 수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전국체전을 통해 국비 지원 등으로 지역 내 체육 인프라를 갖춰왔다. 또 비인기 종목을 육성하고 여러 종목에 걸쳐 부족한 선수들을 충원하는 등 지역 체육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아왔다. 충북도 오는 2017년 98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벌써부터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 국비 지원 규모가 대폭 줄어드는 등 전국체전을 유치한 지자체들이 체육 시설 확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추진하기 힘들었던 체육 인프라 구축 및 실업팀 창단 등을 전국체전이라는 명분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체육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전국소년체전과 연계되면서 전국소년체전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서 맹활약하며 체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체전의 중요성이 커지는 반면 도민들이나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너무나 안타깝다. 전국체전이 열릴 때면 전국이 떠들썩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 전국체전이 언제 어디서 열리는 지조차 모르는 도민들도 많다. 물론 미디어의 발달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의 경기를 집에서 TV나 휴대전화를 통해 시청하면서 도민들의 체육을 보는 눈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세계적인 역사였던 장미란, 미녀 수영스타 정다래 등이 전국체전에서 활약했던 스타들이다. 이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전국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다. 제2의 손영재·장미란·정다래 등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에 앞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도민들의 관심과 격려다. 흔히들 스타는 관중들의 '사랑' 속에 성장한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 하는 도 대표선수들에게 관심과 격려를 보내줘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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