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숙소 사용도 도마 위
예산 신경전 이시종-김병우
깜짝 회동… 현안 언급 없어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충북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무상급식 운영비 및 협상과정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3일 도교육청 강당에서 2015년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이숙애 의원(새정치민주연합·비례)은 "무상급식 운영비와 관련해 행정사무감사에 제출한 자료와 충북도에 통보한 자료가 수십억 원씩 차이가 나는 점은 도교육청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운영비는 도의회에 제출한 자료와 도청에 통보한 자료가 해마다 적게는 16억 원에서 많게는 34억 원씩 차이가 났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2년 무상급식 운영비가 78억7200만 원이라고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도청에는 44억3600만원으로 책정해 통보, 34억3600만 원의 차이가 났다.

이어 2013년에는 의회에 95억9900만 원이라고 제출한 반면 도에는 70억6400만 원으로, 2014년에는 의회에 94억6700만 원이라고 제출했지만 도에는 70억3900만 원을 통보했다. 2013년에도 25억3500만 원, 2014년은 24억2800만원 각각 의회에 제출한 운영비가 많았다.

반면 올해는 의회에 54억6400만 원으로 무상급식 운영비를 제출했지만 도에 71억2800만 원으로 통보, 도에 통보한 운영비가 16억6600만 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자료가 잘못이라면 허위보고이고 도청에 제출한 자료가 잘못이라면 도교육청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행정의 일괄성이 있어야지 어떻게 해마다 수십억 원씩 차이가 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정병걸 충북도부교육감은 "학교에서 시설비와 연료비 등 사용한 것을  포함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 실제 학교에서 집행한 부분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영양사, 조리사 등의 인건비와 관련 "교육비특별회계 예산편성 운영에 관한 규칙에 '법령경비와 기준경비를 제외한 경비에 대한 자율적 편성을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음에도 자율편성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영수 의원(새누리당·진천)은 외부 개방형 임용제도 운영에 대해 우려했다.

김병우 교육감 취임 이후 도교육청은 감사관, 혁신기획담당서기관, 소통담당사무관을 공모로 임용했다.

정 의원은 "외부 개방형 임용제도의 도입 배경은 능력과 실력을 갖춘 전문가를 뽑아 폐쇄된 조직의 새 바람을 일으켜 업무수행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하지만 자기 식구 챙기기로 채용돼 조직의 화합에 역행하는 사례도 있어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홍창 의원(새누리당·제천1)도 "개방형 직위자는 수년간 근무평정을 쌓아온 일반직원들에게 항상 빚을 가진 심정으로 일해야 한다"며 "항상 몸을 낮추고 일반직원보다 두 배 이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양희(새누리당·청주2) 의원은 교육청 소속 원어민 교사만 입주하게 돼 있는 원어민 숙소를 사용했던 개방형 직위자 2명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무자격자가 직위를 남용해 원어민 숙소를 사용한 것은 명백한 비리 행위"라며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철저한 경위 조사와 합당한 징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감사가 필요하다"며 감사원 감사 청구를 요청했다.

도교육청 개방형 직위자 2명은 지난 3월 15일 원어민 전용 숙소에 입소해 생활하다가 일각에서 특혜 논란이 제기되자 지난달 31일 퇴소했다.

이들은 "원어민 교사 채용을 줄이는 추세여서 방이 남는 만큼 입주해도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고 입주했다"며 "입주할 원어민 교사들을 제치고 특혜를 받아 방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깜짝 회동'했다. 김병우 교육감이 이날 오전 8시50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 설치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곧장 본관 2층 지사 집무실로 올라가 먼저 조문하고 근무 중인 이 지사를 예방했다.

대화는 20분간 이어졌지만 무상급식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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