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곧 또 다른'기회'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절실

사상 첫 GRDP 50조 돌파 등 <br>5년간 주요 지표서 '승승장구' <bR>지난해 23조4837억 투자유치로 <br>민선 6기 목표 30조 조기 달성 <br>위기관리·성장동력 발굴 통한 <br>지속적인 경제성장 모색해야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민선 6기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대비 4% 충북경제 실현'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충북은 대부분의 지표에서 '전국대비 3%'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지사의 '4% 충북경제' 목표는 단순히 GRDP 수치를 1% 올리는 것이 아니라, 충북도와 도민들이 수 십 년 간 갇혀 있어야 했던 틀을 깨고 한 단계 성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충북은 '4% 경제실현'을 위해 지난 3년간 얼마나 성장했고, 또 앞으로 어떤 과정을 남겨두고 있을까.

그동안 충북경제가 기록한 성과와 향후 과제, 실현 가능성 등을 살펴봤다.
 

▲ 청주산단 전경.

◇ 경제성장률 등 주요 지표 '승승장구' 

2011년부터 5년간 우리나라 실질경제성장률은 평균 2.9%에 머물렀다.

반면 이 기간 충북의 실질경제성장률은 평균 4.9%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2011년 6.2%, 2012년 2.0%, 2013년 7.4%, 2014년 4.8%, 2015년 4.16%로 2012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전국 평균을 크게 앞질렀다.

그만큼 충북경제의 성장 속도가 우리나라 평균보다 빨랐던 것으로 볼 수 있다.

'4% 충북경제'의 핵심 지표인 GRDP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민선 6기 직전인 2013년 충북의 GRDP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4%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5년 기준 충북의 GRDP 비중은 3.43%까지 성장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3.5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 기간 우리나라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에 빠져있던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2015년 충북의 실질GRDP는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른 경제지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충북의 고용률은 2012년까지 63.7%로 전국 지자체 중 8위 수준에 머물렀지만 2016년 68.5%(2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광·제조업체 수도 2011년 기준 2363곳에 그쳤지만 2014년 2838곳으로 증가율 1위를 달성했다.

3년 만에 광·제조업체 증가율이 12계단이나 상승하며 일자리 창출·생산 증가 등 경제성장 효과를 이끌어 낸 것이다.

충북의 수출액도 2012년 120억 달러에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60억 달러를 돌파하며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전국 수출액이 5481억 달러에서 4955억 달러로 오히려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충북수출이 얼마나 선전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주요 경제지표의 성장으로 최근 5년간 충북의 1인당 GRDP 증가율은 전국 평균(3.8%)을 크게 웃도는 5.2%를 기록,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충북의 투자유치 성과다.

충북의 투자유치 규모는 2012년 7조2000억원, 2013년 5조1800억원, 2014년 5조4620억원, 2015년 6조1530억원 등 해마다 5~7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그러다 2016년 한 해에만 23조4837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 당초 민선 6기 투자유치 목표액이었던 30조원을 조기에 넘어섰다.

기업환경 개선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과 대내외 환경 변화, 기업의 경영전략 등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충북경제 성장을 위한 바탕이 확실하게 마련된 셈이다.

이처럼 충북은 '만년 3% 수준' 평가를 받았던 경제규모를 4%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가 결코 허황된 것만은 아니었음을 최근 몇 년간의 각종 경제지표로 증명했다. 

 


◇"4% 충북경제, 불가능 아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충북경제의 성장세를 지켜보며 '전국대비 4%대 경제규모 실현'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충북연구원 설영훈 박사는 "충북의 경제규모가 4% 수준까지 성장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 이유에 대해 "GRDP 규모라는 것이 결국 상대적 개념인데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었던 조선·철강업 등의 환경이 악화되면서 전국적인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충북은 이런 악재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기 때문에 GRDP 비중이 전국대비 4%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 김광민 과장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기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최근 충북은 타 시·도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침체기에 빠진 우리나라 경제 '위기'가 충북에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충북이 이제까지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전국대비 4% 경제'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대내외 악재가 점차 해소되고 국내 경제가 안정될수록 충북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된다.

설영훈 박사는 "(충북경제가 4%를)찍고 떨어져서는 안되는데 그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투자유치 효과 등이 가시화될수록 그런 성과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지역마다 조선·철강 등 대표 성장동력이 있는데 최근의 상황에서 엿볼 수 있듯 이러한 산업들이 단일화 되어 있으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며 "충북에서도 성장동력을 다변화 시킬 필요가 있고, 이를 장기·중기·단기별 목표로 설정해서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리스크 관리·성장동력 발굴이 관건

'4% 경제실현'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충북도 역시 이제까지의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위기 관리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 목표를 오히려 상향조정 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먼저 민선 6기 투자유치 목표를 기존 30조원에서 40조원까지 확대했다.

이를 위해 '기업별 맞춤형 전담반' 구성과 정주여건 개선 계획 수립 등으로 기업들이 충북을 매력적인 투자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내기업 뿐만 아니라 자동차부품, 반도체, ICT, AI(인공지능),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전략산업과 연계한 외자유치 활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신규 외국인 투자지역 조성과 중장기 산업입지 수급계획 수립, 산업단지계획 변경승인 기간 단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국내외 기업 유치와 맞춤형 일자리 창출, 글로벌 수출기업 육성, 품목·수출국 다변화 등을 바탕으로 고용률은 70.9%, 수출은 185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충북은 바이오, 태양광·신에너지, 화장품·뷰티, 유기농·식품, 신교통·항공, ICT융합 등 '6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4% 경제 실현과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다변화를 위해 '3대 미래유망산업'을 추가로 발굴, 집중 육성에 나섰다.

관광·스포츠, 기후·환경, 첨단형 뿌리기술산업 등에 선도적인 투자·육성으로 충북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뿌리를 더 튼튼히 하겠다는 것이다.

충북도는 이 같은 전략을 적극 추진함과 동시에 도민들이 실제 지역경제 성장을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민생활 안정 시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국내외 경제 위험요인에 사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분석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4% 경제 실현이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 간 상당히 긍정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수시로 추진전략을 업데이트 해 성장동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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