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신경 이상 '말초성'
소뇌 문제 '중추성' 구분
증세따라 약물치료·시술
카페인 금지·저염식 관리
과로·스트레스도 피해야

▲ 백인철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과장

[백인철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과장] 현대인가 겪는 흔한 증상인 어지럼증, 어지럼증은 원인이 다양해 '어지럽다'라는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띵하거나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에서부터 수일 동안 지속되는 어지럼증까지 증상 또한 다양하며, 그 원인에 따라 진단과 치료 등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어 어떤 어지럼증인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에 대해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 백인철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말초성'인지 '중추성'인지 감별이 가장 중요… 진단과 치료 방법 달라

우리 몸은 움직임을 감지하는 평형기관과 평형기관에서 오는 모든 정보를 통합하고 이해하는 소뇌라는 곳의 정상적인 작용을 통해 움직이면서 살아가는데, 평형기관과 소뇌는 신경계를 통해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럽다'고 느끼게 된다.

어지러움을 느낄 때 '달팽이관에 문제가 있어서 어지럽다'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달팽이관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청각기관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이다.

달팽이관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경우는 대부분 달팽이관과 인접한 전정신경(평형감각과 머리의 위치감각 담당 신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밖에 전정기관이 정상이라고 해도 거기에서 오는 정보를 통합하고 이해하는 최종 목적지인 소뇌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인 '중추성' 어지럼증이 있다.

이중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뇌혈관장애, 기저-척추동맥 증후군(뇌간과 소뇌에 혈액 공급 장애로 생기는 질환) 등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고, 검사 소견 또는 증상 호전이 애매한 경우 중추성 원인을 배제하기 위한 MRI 등의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말초성 어지럼증인지 중추성 어지럼증인지 구분해야 한다.
 

 

◇말초성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말초성 어지럼증 중 절반 이상의 가장 잦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는 이석증은 전정기관 중 세반고리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인데, 회전을 담당하는 세반고리관 내에 결석이 생기면 움직일 때마다 수초에서 수분에 걸쳐 빙글빙글 도는 것과 같은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요즘은 안진검사(귀의 전정기관 문제인지 중추신경계의 이상인지를 검사) 등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고, 머리의 위치를 순차적으로 돌려 세반고리관의 이석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는 이석정복술로 어지럼증을 완전히 해결할 수도 있다.

또한, 메니에르병은 20분 이상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함께 변동성 감각신경성 난청 및 이명, 귀가 먹먹한 느낌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의심해볼 수 있으며, 메니에르병은 귓속에 위치한 내림프관 안의 내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내림프관이 부어오르는 질환, 이 병은 만성으로 반복되는 어지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 전정신경기능검사 및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정신경염은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신경 자체에 손상이 생긴 질환이며, 수 시간에서 수일까지 지속되는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 있고, 어지러운 증세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진찰 소견 및 신경학적 검사에서 충분히 쉽게 진단될 수 있지만 때로는 소뇌다리(숨뇌, 다리뇌, 중간뇌와 소뇌를 연결하는 신경 섬유 다발)의 뇌경색과 구별하기 위해 뇌 MRI 검사가 시행될 수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 원인… 소뇌 이상, 뇌졸중, 뇌종양, 뇌수막염 등 다양

중추성 어지럼증은 소뇌와 관련 기관들에 문제가 있을 때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흔히 멀미를 하는 듯한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이들은 증상에 따라 분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중추성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질환으로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과 같이 잘 알려진 원인부터 뇌수막염이나 뇌염, 다발성 경화증 등 다양한 질병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기저-척추동맥 증후군이란 소뇌를 포함한 평형을 담당하는 신경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의 협착이 생긴 경우로, 이 또한 적절한 약물치료 또는 스텐트 시술 등을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드물게 청신경종과 같은 뇌종양, 뇌염 등의 감염성 질환, 다발성 경화증에서도 병변의 위치에 따라 중추성 어지럼증이 유발된다.

◇어지럼증, 삶의 질 떨어뜨릴 수 있어… 정확한 감별과 치료, 관리가 중요

어지럼증은 병이 아니라 하나의 증상으로, 이외에도 여러 원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며, 요즘엔 65세 이상의 노인들 중 약물을 복용하는 분들이 많아 약물의 상호작용과 부작용에 의한 어지럼증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심인성 어지럼증도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늘고 있는 추세로, 원인이 다양한 만큼 예방을 위한 방법은 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술, 담배, 카페인이 들어간 식품을 피하고 음식을 짜게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과로나 스트레스도 어지럼증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평소에 충분한 휴식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고혈압이나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도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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