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포털사이트 연애·결혼에 관한 지식검색에 보니 '여자 혹은 남자들에게 인기 많아지는 법'을 질문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 "제가 oo하게 생겼구요, 키는 oo데요, 괜찮은 건가요?" 키는 160cm 넘는데, 제가 좀 통통족이라서요 좋아하는 오빠한테 고백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혹은 쭉 자신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이런 남자 여자들한테 인기 없죠?" 등 의외로 진지한 고민과 다양한 답변에 귀엽기도 하도 웃음도 나고 한편으론 짠하다.

 생애주기에서 청년기의 중요한 발달과제는 취업과 연애·결혼인데 취업준비와 빡빡한 경제상태로 데이트하기도 만만치 않은데, 자신의 매력도 포털에 점검 받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든다. 다양한 매력의 요소를 고려하는 건 둘째 치고 지양되어야 할 루키즘(lookism-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가름한다고 믿는 외모지상주의)까지 판을 치니,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첫째, 외모의 경우 우리가 보편적으로 믿는 어떤 편견에 의해 바라보게 된다. 예를 들어 귀를 뚫은 남자를 보고 감각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낮게 평가한다. 반대로 패션을 아는 남자들은 화려하고 세련된 차림의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고, 수수한 느낌의 여성은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보수적인 가치관의 남자는 반대일 수 있다.

 둘째, 사람들은 흔히 외모적 매력을 키가 몇 인가? 눈이 어떻게 생겼나? 등 세부적 관심을 갖지만, 실제로 우리가 타인을 볼 때 느끼는 것은 전체적인 분위기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무엇에 관심 있는지 드러나는 평소의 나의 분위기가 바로 실제로 타인이 보는 외모이다.

 셋째, 외모가 추천장이라면 나의 성품은 신용장이다. 마음은 아프지만,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너무나 미끈한 매력적인 남녀 둘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너무 세련되고 예쁜 아내가 미워죽겠는 남편과 훤칠하고 능력 있는 남편과 죽어도 살기 싫어서 우는 아내들을 보고 있으면 서로 결혼까지 가게 만든 이들의 매력이 이렇게도 힘이 없었나 싶다. 자본주의와 상업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완벽히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속지 않기 위해 알고는 있어야 한다. 여러분이 TV에서 보고 따라하고 싶은 그 외모들은 3시간 이상 전문가들이 만지고, 조명을 키고, 컴퓨터 보정작업도 한 것이라는 점을 말이다.

 당신은 여자(남자)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올바른 가치관과 나만의 개성, 그리고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용기를 가져라. 농담 아니다. 한 번 시도 해봐라. 자석처럼 당신에게 끌려올 테니까. 이건 내 경험이다. 몸매와 상관없이 자신감 있게 입은 빨간 드레스의 여성과 왜소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눈빛으로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얘기하던 남성에게 반한 적이 있다. 역시 우리는 전인격적인 존재인지, 인간의 매력은 그렇게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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