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회 마친 뒤 한명의 직원도 남겨두지 않은 채 한옥마을행

▲ 전북 전주 한옥마을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하고 있는 영동군의원과 사무과 직원들.

[영동=충청일보 김국기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진 가운데 영동군의회가 대낮 원정 술판을 벌여 말썽이다.

영동군의회는 26일 오전 11시쯤 256회 2차 정례회를 마친 뒤 의원 6명과 사무과 직원 14명 등 20명이 군청 버스를 이용해 전북 전주 한옥마을을 찾았다.

군의회는 군청에 버스 배차를 내면서 신청서에 '의원 및 직원 전북 고창 선진지 견학'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들은 전북 고창이 아닌 전주 한옥마을로 곧바로 향해 미리 예약해 둔 한정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1인당 3만원짜리 식사를 하며 소주와 맥주도 곁들였다.

오후 2시30분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는 80여만원의 음식값과 술값이 나왔다. '선진지 견학'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날 오후 단 1명의 직원도 남겨두지 않은 의회동은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한 군의원은 출발 전 행선지를 묻는 질문에 "회식하러 간다"라고 답했다. 당초 목적이 식사를 겸한 술자리였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한 주민은 "이웃 지자체는 29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로 초상집인데, 의원들이 조문을 해도 모자랄 판에 대낮 원정 술판을 벌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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