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기술의 발달이 한 평생 공학을 한 나조차 놀랄 정도로 빠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는 것이 힘이다', '그는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다'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듣고 자란 우리들이었지만 이제는 그 같은 소리를 어디 가서 듣지 못한다. 스마트 폰만 있으면 세상 지식이 다 들어 있는데 '아는 것이 힘이다'는 문장이 통할 리 없다. '기억'의 반대말이 '망각'이 아닌 '상상'에 해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딴소리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시대를 지난 지 오래되었고, 이제는 딴 소리가 곧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 시대로 접어들었다.

 아무튼 이제 인간의 지적 능력까지 기계가 대신해 주는 지능사회에 살고 있지만, 고스톱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머리 복잡할 때 집에서 야식 내기로 하기 딱 좋은 게 고스톱이고, 그러다보니 고스톱이 주는 인생 교훈 10가지라는 글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 내용을 보면 첫째, '낙장불입', 이는 인생에서 한 번 실수가 얼마나 크나큰 결과를 초래하는지, 인과응보에 대해 깨우치게 된다는 교훈이다.

 둘째, '비풍초똥팔삼'은 살면서 뭔가를 포기해할 때 우선순위를 가르침으로써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가르치는 교훈이며, 셋째, '밤일낮장', 이는 인생에서는 밤에 해야 할 일과 낮에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으므로 모든 일은 때에 맞추어 해야 함을, 넷째, '광박'은 인생은 결국 힘 있는 놈이 이긴다는 무서운 시실을 가르침으로써 광이 결국은 힘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해서 최소한 광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인생에서 실패하지 않음을 깨우치게 하는 교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피박'은 쓸데없는 피가 고스톱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우치게 해서 사소한 것이라도 결코 소홀히 보지 않도록 함을, '쇼당'은 인생에서 양자택일 기로에 섰을 때 현명한 판단력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독박'은 무모한 모험이 실패했을 때 속이 뒤집히는 과정을 미리 체험함으로써 무모한 짓을 삼가하게하며, '고'는 인생은 결국 승부라는 것을 가르쳐 도전정신을 배가시키고 배짱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아울러, '스톱'은 안정된 투자정신과 신중한 판단력을 증진시키며, 미래의 위험을 내다볼 수 있는 예측력을 가르치며 마지막으로, '나가리'는 인생은 곧 '나가리'라는 허무를 깨닫게 해주어 그 어려운 '노장 사상을 단번에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글을 보다보면 오는 6·13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들이 다 들어있다. '낙장불입'부터 시작해서 '나가리'까지 다 새겨들어야 할 말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중요한 것은 우리 민초들을 피 껍데기로 우습게보신 분들, 이번에 '피박' 엄청 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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