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6월 13일 치러질 민선 7기 전국동시지방선거 판세 예측으로 뜨겁다. 적폐청산 회오리가 연일 머리기사를 차지하고 있으나 갇힌 프레임을 빠져나올 기미조차 안 보인다. 특히, 중앙정부 업무이던 각종 사업 인허가권 및 감독·단속권 등의 이양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총괄 자격 미달, 진정성과 청렴자질 부족, 무책임에 극히 비관적이다.

 법정선거비용 누락·증빙서류 미제출 혐의 등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임기 7개월을 남긴 이승훈 청주시장 낙마와 불명예 퇴진한 전임 임각수 괴산군수의 빈자리를 보궐 등용된 나용찬 군수까지 1,2심에서 무효형이 선고 돼 군민들은 공황 상태다. 견제·대안 기관인 도의회 역시 청주가 물난리로 비상일 때 해외연수를 떠나 지탄 받던 의원이 요상한 낱말 (레밍(lemming : 쥣과의 포유류)을 섞다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긁을수록 부스럼으로 분노케한 선출직 공직자 자질, 과잉 풀뿌리 민주주의 홍역 같은 미성숙의 그늘일까.

 공직의 길은 무한책임 행보다. 청탁과 비리 관련 잡음도 끊이질 않는다. 표 몇 장 보태 준 사람에게 찍어줄 꽃 점보다 지역구민만 바라보며 민생과 현안 해결 몰두가 먼저다. 한 번 무너지면 생각처럼 복원이 쉽지 않다. 스스로 꼿꼿하면 감사를 겁내고 들이대는 카메라를 불편해할 이유가 없다.  왜 일찌감치 무덤을 파고 묻히려 들까? '표적·결백·오해…' 귀에 익은 단어를 쏟아내지만 성추행에 음주 운전, 금품수수 등 단골 메뉴로 흐려진 윗물 아래서 청수(淸水)를 기대하는 건 여전히 오산이다.

 '부(富)보다 값진 맑은 가난'의 영혼으로 화분 하나도 소유와 멀었던 법정스님, 평생 '나부터 지금부터'였다. 숙성된 진짜 인물은 손사래를 치고 때만 되면 나타나 표 구걸하는 철새형 몰염치, 측은함을 넘어 눈 꼴시다. 유권자로부터 무시당하는 후보자처럼 슬픈 일이 또 있을까만 분수를 모른 출마 선언에 우울해진다. 그런 중독을 가리켜 '약도 처방도 소용없는 '불치병' 아니라던가?

 생각처럼 비밀 없는 세상사다. '털면 다 나온다'는 선거용어도 제철을 만났다. 자신의 역사와 현재 상황을 꼼꼼 짚어 유권자 앞에 떳떳해야 하는데 달라도 너무 다른 '겉과 속'으로 더러운 2중 플레이 달인인 일부 위정자 행태, 힘없는 사람들 억장까지 무너뜨린다. 선출직 단체장은 유권자와 계약된 '기간제' 신분이다.

 고수란 자기관리로 승부한다. 어느 선거에서나 사람됨을 거를 수 있는 장치는 투표밖에 없다. 선거란 원래 참정권 중 유일하게 당(當)·낙(落) 요지경으로 불린다. 요즘 들어 부쩍 선거를 의식한 대규모 행사의 예산 투입 등, 금세 살처분될 덩치 큰 공약 폭탄이 쏟아진다. 멍청한 유권자 함정이다. 차라리 지방선거를 없애고 임명직으로 변환하는 게 '헌신, 청백리, 지방발전' 달구기에 효율적일 것이란 역발상까지 고개 든다. 선거의 힘은 표(票)다. 그래서 투표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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