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권섭 제37보병사단 공보담당관

[신권섭 제37보병사단 공보담당관] 최근 우리사회의 변화를 체험케 해주는 대표적인 단어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3차 산업혁명이 소유의 종말, 엔트로피 등 자신의 작품을 통해 현대문명을 비판해온 제레미 러프킨 교수가 커뮤니케이션의 발달과 재생에너지의 결합이 수평적 협력을 기반으로 삼는 3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우리사회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정보통신기술이 경제, 사회전반에 걸쳐 융합되어 한 단계 더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 사회로 숨 쉴 틈 없이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이런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꼭 필요한 우수한 리더는 곧 인재이며, 우수한 리더는 조직이나 기관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우리사회는 동네사람, 누구 아들 주의로 흘러가는 것 같아 큰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 일정정도의 사유와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의 사회가 씨족 국가사회가 아님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람의 능력이나 자질, 성품보다는 어디 사람, 동네사람 누구 아들인지가 중요한 것이 된다면 잘못 되도 매우 크게 잘못된 것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자신의 유언을 정리한 훈요십조 중 8조처럼 일부 특정 지방사람을 폄훼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될 것이며,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 진시왕의 책사였던      초나라 출신 이사가 진왕이 축객령을 내려 진나라 사람이 아니면 모두 진나라를 떠나야하는 처지에 이르게 되자 축객령 제고를 요청하는 상소인 간축객서(諫逐客書)를 통해 "태산은 한 웅큼의 흙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고 큰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와 냇물이라도 받아들여야 깊어지듯이 모름지기 왕은 어떠한 백성도 뿌리치지 않아야 자신의 덕을 천하에 밝힐 수 있다"고 말해 축객령을 철회하고 진왕이 널리 다른 나라의 인재들을 등용하여 전국통일의 대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예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고 우리 충청북도가 전국에서 제일가는 정주여건 최고의 고장이 되기 위해서는 캐치프레이즈식 지명붙이기나 여러 가지 지원책 등도 필요하겠지만 아직도 뿌리 깊은 순혈주의식 동네사람, 동네 누구아들 등의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혁신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외부인재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능사이거나 성공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순혈주의의 편협함이 초래하는 위협성 역시 결코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융합시켜 조직이나 기관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식에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차후에는 우리 동네에서 몇 년 살았고, 누구 아들이고 누구 친구라는 것이 조직과 기관의 리더와 인재의 기준이 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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