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위원장·美 트럼프 대통령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서 정상회담
북핵 CVID 합의문 명시 여부 최대 관심

[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이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0시) 싱가포르의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미 이틀 전인 10일 오후 싱가포르에 입국해 여장을 풀었다.

중국 전세기 편으로 들어온 김 위원장은 이날 이스타나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만나 회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리 총리를 만났다.

이번 회담의 의제와 공동발표문 등을 조율해 온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싱가포르에서 마무리 실무회담을 갖고 막판 조율을 끝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번 미북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은 북한 핵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폐기) 합의를 이뤄내 합의문에 명시하느냐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G7(주요7개국 정상회의)이 열린 캐나다 퀘벡에서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을 만나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북한 김정은에게 결단을 압박했다.

트럼프는 이어 "김정은을 만난지 1분 이내이면 그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알아챌 수 있다"며 "그가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과 관련 "이번 회담을 통해 적대관계 청산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큰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히고 "이제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들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두 지도자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서두에 "전 세계가 고대하던 북미정상회담이 드디어 내일 개최된다. 이제 두 정상의 세기적인 만남만 남겨두고 있다"면서 "전쟁에서 평화로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미북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두 지도자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오는 것이 가능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실질적인 행동으로 보여왔다.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과감한 선제적 조치로 회담 성공을 위한 성의와 비핵화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문 대통령은 "뿌리 깊은 적대관계와 북핵 문제가 정상 간의 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며 단계적 북핵 폐기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 과정이 완결될 때까지 남북미 간 진정성 있는 노력과 주변국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국민들께) 말씀 드린다"며 "우리는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적대관계 청산을 북미 간의 대화에만 기댈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남북 대화도 함께 성공적으로 병행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남북군사회담, 적십자회담, 체육회담 등의 남북대화에 대해서도 국민들께서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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