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작은 키 약점 딛고
오페라 본고장서 정상 올라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충주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 연광철(53·사진)이 21일(현지시간)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슈타츠오퍼)으로부터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캄머쟁어(Kammersaenger·궁정가수)' 호칭을 받는다.

캄머쟁어는 최고 예술가에게 공식 부여되는 장인의 칭호다.

왕정 시대 때 기량이 뛰어난 성악가에게 왕이 수여했으며 당시에는 호프캄머쟁어(Hofkammersaenger)로 불렸다.

현재는 뛰어난 활동과 공로를 남긴 성악가를 기리기 위해 독일 주 정부 차원에서 수여한다.

한국인 성악가 중에는 전승현이 지난 2011년 독일 슈투트가르트국립극장에서 이 칭호를 받은 바 있다.

무용가 중에는 발레리나 강수진이 2007년 '캄머탠처린'(궁중무용가)로 선정됐다.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세계적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에 출연하는 연광철은 이날 무대가 끝난 뒤 커튼콜에서 캄머쟁어 칭호 수여식을 가질 예정이다.

충주 외딴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연광철은 공고와 청주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했다.

불가리아 소피아 음대,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유학한 뒤 20년 넘게 혼자 맨몸으로 부딪히며 정상급 성악가로 우뚝 섰다.

1993년 파리 국제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 전속 단원으로 1994~2004년 활동했다.

독일 바이로이트·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영국 로열코벤트 가든 등 세계 주요 오페라하우스를 누빈다.

특히 한국인 성악가 중 보기 드문 '바그너 전문 가수'이자 베이스로 이름을 떨쳤다.

171㎝의 단신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깊은 저음과 카리스마, 정확한 작품 해석으로 '거인처럼 연기한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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